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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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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로 뜬 엔비디아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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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부터 세계 1위 그래픽저장장치(GPU)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한다.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라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고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챗GPT 등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AI 가속기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AI 가속기에는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앞서 생성형 AI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에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주문을 집중했다. 하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도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12㎚(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32Gb(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도 처음으로 개발했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현존하는 최대 용량이며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 1983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64Kb(킬로비트) D램을 개발한 이후 40년 만에 단일 D램 칩의 용량이 무려 50만배로 확대된 셈이다.

또 한 번 업계 최대 용량의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가 AI 시대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는 평가다. 생성형 AI 시장을 중심으로 대용량 D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응용처 출현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양도 올해 100ZB(제타바이트·1ZB=10억TB)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대용량·고성능'의 D램을 미리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반도체 시장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월보다 1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감산효과가 본격화되고 시장 수요까지 차츰 늘어나면서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도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 넘게 오르면서 한 달여 만에 7만원 선을 회복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부사장)은 "이번 12㎚급 32Gb D램으로 향후 1TB(테라바이트·1TB=1000GB)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차별화된 공정과 설계 기술력으로 메모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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