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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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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내 치료 안하면 실명 위험…최악의 '눈 중풍'은 이것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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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건강 위협하는 망막 질환들





망막 중심동맥 막히면 실명 위험

눈 자꾸 비비면 망막열공 유발

당뇨 합병증도 유의, 혈당 관리해야

100만 개가 넘는 시신경 세포로 이뤄져 있고 한 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재생이 어려운 조직은 뭘까. 바로 ‘망막’이다. 망막은 사물을 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시력이 저하되고 자칫하면 앞을 못 보게 될 수도 있다. 아직 젊다고,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시력 도둑’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망막 질환의 특징과 전조 증상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




망막 찢어져 구멍 난 망막열공



망막열공은 쉽게 말해 망막이 찢어져 구멍 난 상태다. 노화와 근시, 외상, 가족력, 안과 수술력 등으로 야기될 수 있다. 눈을 습관적으로 비비는 행동도 망막열공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망막열공이 생기면 눈앞에 먼지나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 빛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광시증이 나타나지만 무증상으로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망막열공 환자는 찢어진 부위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주변의 정상 조직을 응고해 단단히 부착하는 레이저 치료를 하게 된다. 이는 망막열공이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망막박리는 망막 일부 혹은 전체가 안구 벽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으로 치료가 늦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중증 안과 질환이다.

망막열공의 레이저 치료는 눈에 간단한 마취를 하고 앉은 상태로 받는다. 통증은 환자가 참을 수 있을 수준의 따끔거림이다. 레이저 치료 후 일시적으로 눈부심, 광시증, 비문증이 증가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주일 이내로 회복되는 편이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유영주 전문의는 “망막열공이 잘 생기는 눈이라면 같은 눈 다른 곳 혹은 다른 쪽 눈에도 새로운 망막열공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레이저 치료 후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고 비문증·광시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막에 물 고이는 중심성 망막염



어느 날 갑자기 직선인 창살이 휘어져 보인다면? 이때 의심할 망막 질환이 바로 중심성 망막염이라 불리는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다. 중심성 망막염에 걸리면 눈앞에 동그란 그림자가 생겨 시야를 가리거나 물체가 작게 보일 수도 있다. 가까운 곳을 볼 때 중심 초점이 흐려져 보이고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것도 중심성 망막염의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중심성 망막염은 망막의 중심 부위인 황반 아래 물이 고여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와 과로, 과음, 수면 부족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중심성 망막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치료하기보다는 경과를 지켜보는 편이다. 통상 1~6개월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기 때문이다. 유 전문의는 “다만 여러 번 재발하거나 시력 저하가 심하다면 자연 치유를 기다리기보다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때는 레이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형광 안저 촬영 검사에서 나타난 누출 점을 레이저로 응고하는 방식이다. 주사나 경구약 치료 등이 이뤄지기도 한다.

기억할 점은 또 있다. 나이가 들면 중심성 망막염이 황반변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황반변성은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는 질환인데 중심성 망막염과 달리 예후가 나쁘고 진행형이다. 시력이 떨어지다 결국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중심성 망막염 환자가 60대 이후에도 동일한 증상을 보이면 자연 회복에 의지하기보다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혈관 막히는 망막혈관폐쇄



망막혈관폐쇄는 ‘눈 중풍’이라는 별칭이 붙은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문제를 일으키는 중풍(뇌졸중)과 비슷하게 망막 내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질병이라서다. 나이가 들면 혈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망막혈관폐쇄는 장년층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 혈관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우리나라 망막혈관폐쇄 환자 수는 고령인구 증가로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7년 6만311명에서 2021년 약 7만5000명으로 4년 새 24% 정도 증가했다.

망막혈관폐쇄는 어느 위치, 어떤 혈관에 이상이 생겼는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보통 혈관이 막히는 위치에 따라 망막중심동맥폐쇄, 망막중심정맥폐쇄, 망막분지동맥폐쇄, 망막분지정맥폐쇄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망막 내 중심동맥이 막히는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꼽힌다. 발생 직후 두 시간 안에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비문증과 시력 저하, 시야 장애 등을 겪을 수 있지만 때로는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연 1~2회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당뇨 등의 전신 질환자라면 특히 더 그렇다. 혈관 관리도 필요하다. 튼튼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며 주기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혈전이 생기기 쉬우니 틈틈이 움직여주는 것도 좋다.



국내 3대 실명 질환 당뇨망막병증



당뇨는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으로 통한다. 그중 눈으로 찾아오는 합병증이 당뇨망막병증이다. 혈당 관리가 지속해서 잘 되지 않아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황반변성·녹내장과 함께 국내 3대 실명 질환으로 일컬어진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될수록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심각한 시력 상실을 50~60%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대한당뇨병학회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진단 후 5년 이내, 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망막 주변부를 포함한 안저검사와 포괄적인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장한다. 매년 시행한 검사에서 1회 이상 정상 소견을 받고 혈당 조절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1~2년 간격으로 검진할 수도 있다.

만약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그 위치가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로 치료해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며 “이미 중심부를 침범했다면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의료기술 발달과 의료장비,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마련돼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망막 건강 지키기

-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안과 정기 검진받기

- 햇빛이 강한 날 외출할 때 선글라스 착용하기

- 망막 노화 방지 위해 야채와 등푸른 생선 등 섭취

-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질환 조절에 신경 쓰기

자료: 강동경희대병원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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