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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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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력 회복·심신 안정은 기본, 항알레르기·항산화 효과까지 연구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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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의 효능





예로부터 병 다스리고 배출시켜

마비·천식·구토·경련 등에 효과

제품 선택할 땐 품질 잘 따져야

옛날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되는 전통 약재 중에 다양한 처방에 두루 쓰이고 지금까지도 새로운 효능이 발견되는 약재는 뭘까. 많은 전문가는 주저 없이 침향(沈香)을 꼽는다. 가장 잘 알려진 효능은 기력 회복과 심신 안정이지만 몸 안에 병의 기운을 다스리고 잘 배출시켜 마비·천식·변비·구토·경련 등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핵심 성분과 항알레르기, 항산화, 뇌 손상 예방, 면역력 증진 등 새 효과까지 속속 입증되고 있다. 침향이 어떤 약재보다도 잠재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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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은 사실 식물 자체가 약으로 쓰이는 약재는 아니다. 침향나무가 분비하는 나뭇진이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굳어진 것이 침향이다. 오랜 시간을 거쳐야만 약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오래된 나뭇진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효능을 지닐 수 있을까.



농도 높을수록 다양한 효과 증진



우선 항알레르기 효과와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수컷 흰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Anti-DNP-IgE를 함유한 생리식염수 용액을 피하 주사하고 48시간 경과 후 피부를 절취해 아나필락시스 반응 실험을 진행한 결과, 침향의 추출물 용량이 증가할수록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인 히스타민 유리가 뚜렷하게 억제됐다. 추출물 농도가 0.8㎎/mL일 때 억제율은 94.1%에 달했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은 아나필락시스성 쇼크를 억제하고 흰쥐의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 유리를 용량 의존적으로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침향 성분의 함량이 많을수록 항알레르기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성인 남녀 16명을 대상으로 22개 문항에 이르는 스트레스 반응 척도를 측정한 뒤 전기 향로를 이용해 침향을 흡입한 대상자들의 스트레스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반응 지수의 전체 항목 모두 감소했다. 침향 흡입 후 알파(alpha)파가 증가했고, 우측 측두엽에서 반응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알파파는 긴장을 풀고 휴식하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뇌파로, 알파파가 증가할수록 주의력·사고력·집중력·기억력·창조력이 증진되고 감소할수록 불안·스트레스가 지속한다. 한편 우측 측두엽은 감정에 영향을 주는 뇌 부위다. 연구팀은 “침향이 스트레스와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침향 흡입 후 스트레스 반응 결과는 기존 문헌에서 밝혀진 진정 효과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침향의 항산화 활성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침향 1.2㎏을 잘게 부숴 80% 메탄올 8L로 3일간 3회 반복 추출해 얻어진 용액을 여과하고 감압 농축해 얻은 185.3g의 추출물을 물에 현탁한 뒤 이 추출물의 항산화 활성도를 카테킨을 대조군으로 삼아 평가했다. 카테킨은 녹차의 핵심 성분으로 ‘천연 항산화제’로 통한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에 대한 항산화 활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항산화 활성 효능은 시료 처리 농도에 비례했다”며 “(카테킨보다) 더욱 우수한 효능의 화합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한·중 전통 의약서에도 효능 기록



이외에 기존에 알려진 침향의 다양한 효능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고서에 고스란히 남아 전해진다. 중국 당나라 의서인

『해약본초』에는 “침향은 맛이 쓰고 따뜻하며 독이 없다. 가슴과 배의 통증, 곽란으로 인한 중악, 사귀에 의한 질병을 다스리고 정신을 맑게 한다”고 쓰여 있고 전통 본초학 의서 『일화자제가본초』에는 “맛이 맵고 뜨거우며 독이 없다. 정을 북돋워 양을 왕성하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 냉풍으로 인한 마비, 뼈마디가 약해진 증상, 풍습으로 피부가 가려운 증상 등을 치료한다”고 명시돼 있다.

중국 송나라 때 편찬된 의서 『본초연의』에는 “(침향은) 기를 보호하고 조화하는 상품약(上品藥)으로, 풍수종을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제거하며 치료되지 않는 나머지를 고친다”고 적혀 있다. 특히 중국 명나라의 약학자 이시진은 자신이 집필한 약학서 『본초강목』에서 “상부는 뜨겁고 하부는 차가운 증상, 기가 거슬러 숨이 차는 증상, 대장이 허하고 막힌 증상, 소변이 방울져 나오는 증상, 남자 정액이 찬 증상 등을 치료한다”고 적었다. 중국 남조 때 의약서인 『본초경집주』는 침향에 대해 기록된 초기 문헌인데, 여기엔 침향과 관련해 “풍수로 심하게 부은 것을 모두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제거한다”고 돼 있다.

다만 침향 제품을 선택할 땐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다. 침향의 경우 사실상 아쉽게도 공식 품질 규격이 없다. 약전에 담긴 규격이 거의 유일한데, 약전에서는 건조 함량 8% 이하, 회분 2% 이하, 묽은 에탄올엑스 18% 이상, 납(5ppm)·비소(3ppm)·수은(0.2ppm)·카드뮴(0.3 ppm) 등 중금속 함량 상향 기준 등만 규정하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 기준에 그친다.

따라서 침향 제품을 구입할 때는 약전 기준 외에 자체 기준과 별도의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확인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류장훈 기자 hj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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