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대출 위해 대출 여력 키운 것" 항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위)와 케이뱅크 로고.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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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 제동에 나선 금융당국이 '두 번째 타깃'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집중점검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에선 "담보 대출 확대는 사업 지속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사실도 고려돼야 한다"고 읍소하고 나섰다.
4일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11일부터는 케이뱅크 점검에 나선다. 지난달 열린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와 함께 인터넷은행 대출행태를 도마 위에 올렸다. 인터넷은행을 향해 △비대면 대출 과정에서 소득심사 등이 면밀히 이뤄지고 있는지, △과도한 대출 등으로 인한 연체위험을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당국이 칼을 빼 든 것은 인터넷은행 주담대의 가파른 증가세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잔액이 1조7,335억 원 증가하는 동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담대 증가폭은 총 5조4,229억 원에 달했다1. 5대 은행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올해 초 타 은행 대비 저렴한 '3%대 대출이자'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다. 이에 인터넷은행 주담대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많았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2분기 주담대 증가분 대부분이 타 은행에서 넘어온 대환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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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출 행태에 "'중·저신용 대출 확충'이라는 출범 취지를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앞서 제기됐다. 세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 대출 목표 비중을 매년 설정하는데, 6월 말 기준 목표치 대비 2.3~8% 부족하다.
인터넷은행들은 "고객의 니즈(needs·욕구)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2하면서 주담대 수요가 자연스레 늘었다"고 설명한다.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려면 담보·고신용 대출 등 비교적 안전한 상품 판매로 재무 체력을 탄탄하게 다질 필요도 있다고 주장한다. 중·저신용 대출 때문에 항시 건전성 위험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전날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69%로 전체 은행 평균(0.41%)을 웃돌았다. 심지어 토스뱅크(1.26%)는 유일하게 1%를 넘겼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달 17일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카카오뱅크 주담대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되는데 무슨 가계대출 주범이냐"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인터넷은행들이 정책상품인 청년 전·월세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린 것이 화근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상품은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중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라 판매량이 많을수록 연체율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전체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의 60% 이상이 카카오뱅크 취급분으로 알려진다.
1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담대 증가폭은 총 5조4,229억 원에 달했다
토스뱅크는 추후 주택담보대출 출시 예정이다.
2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4월부터 주담대 대상을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로 확대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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