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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제주공항 사람들] (26)가장 힘들게 한 건 '갑질'…가장 강조한 건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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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개 기관·업체 5천여명 상주하는 작은정부 "밤낮으로 노력"

"진짜 제주공항 사람들 이야기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 편집자 주 = '공항'은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충만한 공간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주공항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 의미가 각별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이어지는 이 시대에도 '쉼'과 '재충전'을 위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제주의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연간 약 3천만 명이 이용하는 제주공항. 그곳에는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과 만족, 행복을 위해 제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제주공항을 움직이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 이야기와 공항 이야기를 1년간 연재하면서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회를 끝으로 '제주공항 사람들'의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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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너머 한라산
(제주=연합뉴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 속에 제주공항 너머로 한라산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은 언제부터 운영된 것일까.

제주공항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1월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에 활용할 목적으로 현 제주시 용담동 일대에 육군 비행장을 설치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당시 제주 지역주민들은 해당 지명 그대로 '정뜨르'(우물이 있는 들판이란 뜻의 제주어) 비행장이라 불렀다.

사실 정뜨르 비행장은 일제강점기 제주에 건설된 두번째 비행장이었다.

첫번째 비행장은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 위치한 알뜨르(아래쪽 들판) 비행장으로, 중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던 일본이 1933년 해군 항공기의 불시착륙장으로 처음 건설했다.

이외에도 제주 조천읍 신촌리 일대 건설된 속칭 진드르(길고 넓은 들판) 비행장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부근의 육군 비밀 비행장, 현 서귀포시청 일대에 조성된 소규모 비행장 등 5개의 비행장이 제주에 있었다.

모두 일제강점기 군사 목적으로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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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 제주공항에 민간항공기가 취항하기 시작한 건 해방 직후인 1946년 1월부터다.

서울·광주·제주를 잇는 민간항공기가 오가기 시작한 이후 1958년 1월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은 '제주비행장'으로 거듭났고, 10년 뒤인 1968년 4월 '제주국제공항'으로 승격됐다.

제주공항은 이후 신혼여행객 등 늘어나는 여객을 감당하기 위해 규모를 확장했고, 동시에 제주 관광을 견인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2002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제주를 여행하는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이 생겼고, 그 이듬해 제주국제공항 개항 이래 처음으로 연간 이용객이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2013년 연간 이용객 2천만명, 2019년엔 3천만명을 돌파했다.

국내외 많은 사람이 공항을 오가는 만큼 제주공항에는 이와 관련한 각종 정부기관의 출장소와 상업시설이 모여있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외에도 항공교통관제 업무를 하며 제주 하늘길의 안전을 책임지는 제주지방항공청, 제주국제공항경찰대·제주지방경찰청항공대·제주특별자치도자치경찰단 등 경비보안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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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 제주공항 순찰 활동
(제주=연합뉴스) 경찰특공대원들이 제주공항 3층 출발 대합실에서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공항의 날씨를 24시간 쉼 없이 관측하고 예보하는 제주공항 기상대, 세관·출입국관리·검역 등 출입국에 필요한 'CIQ' 기관인 제주세관,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국립제주검역소공항지소 등 18개 기관 640여명이 근무한다.

이처럼 다양한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탓에 공항을 '작은 정부'라 일컫기도 한다.

게다가 각 항공사, 지상조업체,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와 항공보안파트너스, 면세점과 카페·음식점·편의점과 같은 상업시설 등 79개 업체 4천350여명이 공항에 상주하며 일한다.

총 97개 기관·업체에 5천여명의 인원이 제주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과 만족, 편의를 위해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셈이다.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지난 1년간 연합뉴스가 만난 제주공항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과 유독 많은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갑질' 문제였다.

비행기 탑승하는 승객의 신분 확인과 보안검색을 하는 제주공항 보안요원을 비롯해 항공사 승무원, 환경미화원, 세관 직원, 지상조업원, 공항 면세점 직원들이 공항 이용객들로부터 겪는 폭언과 갑질·성희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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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제주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지어 일부 이용객들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등 이들이 겪는 감정노동은 이루 다 말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도 이들은 한결같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좀 더 노력하겠다"며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뿐이다.

이들은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다.

내 가족을 대하듯 좀 더 넓은 마음과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 제주공항 사람들이 그들의 업무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승객의 '안전'이었다.

항공기 사고가 나면 3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 사람을 구조하는 제주공항 소방구조대원 뿐만 아니라 폭발물처리반 대원, 관제사, 조류충돌예방팀, 제주공항 기상대원, 지상조업원, 국립제주검역소 근무자, 항공기 정비사 등 모두 최일선에서 항공기 안전 운항과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감염병의 국내유입을 차단한다.

공항 내 모든 기관은 서로 역할은 다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공항 내 질서유지와 항공기 안전,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협력하며 유기적으로 힘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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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밝힌 제주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손종하 공항장은 "제주공항은 각종 정부기관의 출장소가 모여있는 곳이다. 각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업무에 관해 소통하며 공항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든 마찬가지겠지만, 공항에서도 상호간에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여러분도 공항 내 직원들을 내 가족이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존중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 공항장은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제주공항 곳곳에 있는 진짜 '제주공항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18개 기관, 79개 업체의 5천여 명의 직원들이 24시간 365일 밤낮으로 제주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제주공항에 대한 많은 이용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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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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