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단식 8일차인 7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국회의사당 단식장을 찾았다. 이 대표 단식장을 공개 방문한 첫 여당 인사였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태 의원이 단식장에 들어가려 하자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쇼하지 말고 가라”고 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태 의원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발생하자 태 의원은 “손대지 말라”고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 대표는 “그냥 놔두라”며 태 의원을 들어오도록 했다. 이 대표는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흉상)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옆에 앉아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이어 “제게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8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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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는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가 나왔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박영순 의원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이 계속 이 대표에게 항의하고, 이 대표는 이를 듣는 과정에서 야당 인사들은 “단식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이에 분위기는 또 아수라장이 됐다. 김상희 의원은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잖나”라고 했고, 윤호중 의원은 “단식을 안 하는 원내대표에게 얘기하면 된다”고 했다.

태 의원의 항의 방문은 소란 끝에 3분 만에 마무리됐다. 그가 천막을 떠나는 과정에서 나가기를 재촉하는 민주당 관계자와의 신체 접촉으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태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등 떠밀려 나오더라도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단식하는 제1 야당 대표를 첫 공개 방문한 여당 인사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 주변 의원들은 “국민의힘은 어떻게 저런 사람을 공천했느냐”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같은 발언을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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