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기와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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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너무 좋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끈적끈적하게 붙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베팅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가 최근 미국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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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경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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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0.6%, S&P500지수는 0.7%, 나스닥지수는 1.1%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나스닥지수는 9월 들어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이날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는 8월 ISM(공급관리협회)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보다 너무 강하게 나온 것이 꼽힌다.
8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54.5로 집계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52.5를 뛰어넘는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다. ISM 지수는 50이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데 ISM 서비스업 지수는 8개월째 확장세다.
이에 따라 각 경제지표 발표를 반영해 업데이트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제 예측 모델인 GDPNow는 미국의 올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5.6%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현재의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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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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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자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5.022%로 올들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앱투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루크 타이너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ISM 서비스업 지수는 확실히 예상보다 강하고 계속해서 경제의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기업의 이익 성장세 부진을 고려할 때 현재 증시는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현재 연준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가운데 하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위험"이라며 "최근 나온 경제지표들을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수익률을 높일 기회를 찾아야 하지만 이는 험난한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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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베팅, 크게 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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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우려하며 하락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지만 사실상 트레이더들의 금리 인상 베팅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19~20일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전날 8%에서 이날 9%로 1%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또 오는 11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도 전날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아울러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9%를 나타내 지난 8월22일에 기록했던 최고치인 4.37%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이날 증시 하락의 원인은 불분명하다며 굳이 원인을 찾자면 9월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8월 들어 조정을 받던 미국 증시는 8월 말 강하게 반등하며 낙폭을 줄였다. 9월은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에서 수익률이 가장 나쁜 달이다. 따라서 8월 말 반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기에 9월이 시작되는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는 지적이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는 보고서를 통해 "9월에는 증시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평판이 이번주 약세로 다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는 20일 FOMC에서 연준이 예상했던 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가 너무 좋기 때문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 두겠다고 밝힌다면 최악의 9월은 유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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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지리한 횡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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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7월 중순부터 박스권에 갇혀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7월13일 이후 4370에서 4600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스티플의 시장 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증시가 올해 말까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현 수준에서 횡보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S&P500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4400으로 제시했다. 이는 6일 종가 4465에서 소폭 떨어진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는 약세론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올해 말까지 S&P500지수가 4800을 돌파할 수 있다는 강세론자들의 주장을 검토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결론은 올해 말 지나친 증시 낙관론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S&P500지수가 사상최고치인 4796.56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여건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이것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때 경기 부양책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뒀기 때문에 실적을 더 크게 늘리기가 어려워진 반면 경제는 매우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빠른 시일 내에 긴축 사이클을 철회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배런스는 올해 5월 S&P500지수가 4200선에 올라서면서부터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을 감안할 때 증시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이미 많은 호재가 증시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미국 증시가 상반기 때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배니스터의 전망대로 현 수준에서 소폭 약세로 올해를 마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7일에는 오전 8시30분에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발표되고 같은 시간에 2분기 생산성 수정치가 공개된다.
이날은 특히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대거 예정돼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연설이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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