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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만배, 검찰서 “‘尹 수사 무마’ 인터뷰는 거짓, 죄송하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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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사람처럼 보이려 조미료 쳤다”

대장동 사건의 ‘몸통’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죄송하다. 물의를 일으켰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조선일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7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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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신학림씨와의 인터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 시절 대장동 대출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났고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인터뷰 녹취 파일 편집본은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신씨가 전문위원으로 있는 뉴스타파가 공개했다.

대장동 사건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는 지난 7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김씨는 ‘대선 국면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었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고 했고, ‘신학림씨와 인터뷰 내용이 허위냐’는 질문에는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제가 여러 가지 성실하게 답한 부분이 있는데 그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할)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만 했다. 애매한 김씨의 답변을 두고 일부 언론은 김만배씨가 ‘허위 인터뷰’를 부인한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뉴스타파 인터뷰에 대해 ‘허위’라고 인정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6월 26일 검찰 조사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신학림과의 대화에서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언급했는데, 주임검사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씨가 이처럼 답한 것이다.

김씨는 이어 “(2011년)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준 박OO 검사가 주임검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제가 윤석열을 언급하면서 신학림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 조미료를 많이 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신학림이 녹음하는 줄 모르고 신학림에게 제가 좀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조미료를 많이 쳤다”고 했다.

김씨는 또 검사가 “인터뷰 발언들은 조우형 사건을 윤석열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때문에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질문하자 “그런 뜻으로 한 말임은 인정한다. 신학림에게 제가 조금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면서 재차 “죄송하다”고 했다.

김씨는 “당신이 신학림과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뉴스타파 측에 제공한 것인가”라는 검사 질문엔 “아니다. 신학림이 주지 않았을까요. 저는 신학림과 얘기할 때 신학림이 녹음하는지도 몰랐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김만배씨 자신이 ‘기획’한 인터뷰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김씨는 당시 이런 진술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 인터뷰 직후 신학림씨에게 책 세 권 값으로 1억6500만원을 줬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또 그 돈이 2022년 2월 대선 직전에 나온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이 있다는 정황을 확보, 김씨가 주도한 ‘대선 공작’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씨가 신씨에게 그 돈을 준 시점은 실제 인터뷰 닷새 후인 2021년 9월 20일이었다. 그런데 책 매매 계약서는 6개월 전인 2021년 3월 1일 자로 작성돼 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인터뷰가 대선용으로 기획됐다는 걸 은폐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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