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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선배’ 이정현 “김기현, 이재명 손 잡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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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진심으로 건강 걱정해줘야

여당답게···정말 좀 통 크게 했으면”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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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상대방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상대방 손을 잡아주고, 그러고 나서 (상대방이) 건강을 회복한 뒤에 또 싸우면 된다. 그런 것은 정말 좀 통 크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 가고 안 가고 문제가 아니라, 진심으로 건강을 걱정해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여야가 정책적으로 대결을 한다손 치더라도 결국엔 파트너”라며 “여당이 여당답게 상대방을 파트너로, 경쟁자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는 못 하겠다”면서 “자신들이 하는 일들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 받는다는 것을 여론조사를 통해서, 또 돌아다녀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으니까 뭔가 조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야당에 대해서도, 현안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여유 있게 끌고 갔어야 되는데 너무 치고받고 한다”며 “여유가 없다는 것은 뭔가 자신감이 덜 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내년 총선 때 정권안정론보다 정권견제론이 우세하게 나오는 데 대해 “여당답게 큰 정치, 아주 대범한 정치를 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약자의 복지를 챙기고 국가의 안보나 안전, 법치를 제대로 바로잡아가는 여당의 노릇을 하면 침묵하는 다수가 편을 들어줄 것”이라며 “오만하고 교만하고 대선 이겼으니 다 얻은 것처럼 룰루랄라 했다가는 큰코다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16년 7일 동안 단식 농성을 한 적이 있다. 이 전 대표는 그해 9월26일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자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했다. 유례없는 여당 대표의 단식은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에 쏠린 여론을 돌리기 위한 시도라는 비판 속에 성과 없이 끝났다.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 전 대표를 찾아가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16년 10월2일 “단식은 약자들의 최후 저항수단”이라며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하는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은 저항이 아닌 ‘땡깡’(생떼)이나 협박”이라고 썼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7일 단식 중인 이 대표를 찾아갈 생각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 단식하고 계신가요?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문재인 정부가 전남 나주시에 만든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사업 지원 예산을 33.2% 삭감(올해 250억원→내년 167억원)했다. 보수정당 소속으로 전남 순천시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 전 대표는 “한전공대가 나주에 있다고 해서 호남 대학교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에너지 주권을 달성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기술을 개발하려는 곳”이라며 “정권에 상관없이 한전공대는 제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아직 국회에서 심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삭감이다, 증액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증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만약 내가 국회의원이었다면 호남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해 예산 폭탄을 퍼부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우리 당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이런 상황일 때 (호남) 지역민들도 후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때 호남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될 필요성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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