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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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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장관, 야당의 탄핵 요구에 '꼼수'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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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 의사 전달... 개각 맞물려 수리될 듯
이 장관, 3군본부 및 재직했던 부대 '고별 순시'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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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자 선제적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실제 탄핵 절차가 개시되면 장관 직무가 정지돼 수개월간 안보 공백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다.

반면 탄핵의 빌미 자체를 없애려는 '꼼수'로도 비친다. 사표가 수리되면 탄핵 대상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장관은 교체 대상 1순위로 거론돼 왔다. 교체 직전에 사임하는 이상한 모양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곧바로 윤 대통령 재가가 나지는 않았지만 이 장관은 사실상 '고별 순시'를 통해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군단장으로 근무했던 제7기동군단, 사단장으로 있던 육군 제2사단을 찾았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13일 이임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수장을 맡았다. 육군 예비역 대장이 아닌 중장 출신으로는 천용택 전 장관 이후 24년 만에 발탁됐다. 하지만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둘러싼 외압 의혹이 끊이지 않고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까지 겹치면서 교체 기류가 확산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카드로 압박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탄핵 소추되면 5, 6개월간 어떤 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고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며 “조속한 후임 장관 인선만이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하기까지 5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후임 장관이 조만간 결정되더라도 이달 안에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책임한 사의 표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당장 26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와 10월 국정감사를 국방부가 장관 없이 치를 수도 있다. 신범철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겠지만, 장관이 군정권과 군령권을 관할하는 국방부의 특성상 수장의 공백에 따른 파장이 다른 정부부처에 비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신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을 지냈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 장관과 마찬가지로 육군 중장 출신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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