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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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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사잖아" 애플 한국서만 '배짱' 가격…폰값 급등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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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폰플레이션' 시대⑤]한국서 '더 비싼' 아이폰…삼성 대응은

[편집자주] '폰플레이션(폰+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 애플·삼성이 10여년 전 100만원대 스마트폰을 내놓은 데 이어 2019년 200만원대를 돌파하는 데 8년이 걸렸고, 지난 12일 공개된 아이폰15 최고가 모델 가격은 250만원으로 머잖아 300만원을 바라본다.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고 통신요금과 역행하면서 가계지출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단말기 가격 인상의 추이와 배경,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안과 소비자의 노력을 조명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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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진짜 주범은 애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출고가 상승폭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거나 프리미엄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을 펼친 반면, 애플은 유독 한국 등 특정 국가에만 높은 출고가를 유지하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년간 아이폰 출고가(최고가 기준)를 지속 인상해 왔다. 가장 인상폭이 컸던 제품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였다. 아이폰XS는 전작 대비 21.5%가 비싸진 198만원에 출시됐고, 이듬해 출시된 아이폰11은 처음으로 200만원을 돌파했다. 인하된 사례도 두 차례 있다. 2013년 아이폰5S는 전작 대비 2.6% 저렴해진 114만원에 출시됐고, 2020년 아이폰12는 6.4% 저렴해진 190만원에 나왔다.

문제는 애플이 한국 시장에만 유독 높은 가격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출시 당시 미국, 중국 출고가만 동결하고 한국을 비롯한 모든 출시국의 출고가를 인상했는데, 특히 한국의 인상폭이 유독 높았다. 한·중·일 3개국 중에서 최고가였다.

반면 삼성 폰은 한국에서 가장 저렴하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Z플립5·폴드5는 한국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보다 최소 6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저렴했다.

삼성은 또한 최근 들어 인상폭을 줄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추세다. 2019년 삼성 첫 폴더블폰 가격은 240만원에 육박했지만, 후속작은 동결, 갤럭시Z폴드3는 12.5% 저렴한 209만7700원에 출시했다. 갤럭시Z폴드4의 경우 1TB 모델(236만1700원)이 새로 추가되면서 전작 대비 가격이 12.6% 올랐지만, 같은 해 출시된 아이폰14 1TB 모델이 동급 용량에도 아이폰13 1TB보다 15.2% 인상된 250만원에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낮은 셈이다.

애플의 이같은 '고가' 정책이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 1세대부터 '고급화' 전략을 펼쳐왔다. 저가 라인업인 '아이폰SE' 시리즈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3개에 그친다. 하지만 애플의 고가 정책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단일 제품에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집중하다 보니 자체 칩 개발 등으로 제품 최적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아이폰은 비싸도 살 사람은 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도 '프리미엄'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싶지만 "단말기 가격을 내려라"는 정부의 입김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가격 인하'에 신경쓰다 보면 연구개발, 투자가 줄어들어 프리미엄에 '올인'하는 애플과의 기술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 부품값 인상 등을 고려하면 애플에 비해 삼성 프리미엄 제품 가격 인상은 낮은 편"이라며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출고가 인하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늘려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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