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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주년을 맞이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고 기업대출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계대출은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은 토스뱅크가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20년 넘게 이어진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에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며 정부의 도입 취지인 ‘메기’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존 은행권의 영업 행태와 크게 차별화를 두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혁신 금융’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2019년 말 54.7%에서 올해 1분기 말 52.9%로 1.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 점유율이 0.96%에서 2.33%로 1.37%포인트 늘었다. 4대 은행의 원화예수금 점유율도 2019년 말 61%에서 올해 1분기 말 57.9%로 3.1%포인트 줄었으나, 인터넷은행은 1.4%에서 3.9%로 2.5%포인트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나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계대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17년 7월 가장 먼저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확장해 왔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점유율은 올해 1월 말 3.26%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다. 신용대출의 경우 12.71%로 국민, 신한, 농협, 하나, 우리은행에 이어 6위를 기록해 상위권에 올라섰다.
기업대출 부문에서는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한 토스뱅크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점유율은 0.14%로, 카카오뱅크(0.02%), 케이뱅크(0.03%)를 앞서고 있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흥행한 영향이다. 토스뱅크는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의 소비와 생활 패턴을 고려한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자체 신용평가 모형 ‘TSS’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이를 통해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출을 출시하며 소상공인의 은행 접근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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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터넷은행의 성장 이면에는 빠르게 치솟는 연체율과 가계대출 부실화 등의 문제가 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워왔으나,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는 등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은 1.20%로, 지난해 6월 말(0.42%)과 비교하면 0.78%포인트 급등했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 1.58%, 케이뱅크 1.57%, 카카오뱅크 0.77%다. 은행권 평균 연체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제외 가계대출 연체율은 0.62%다.
은행권 경쟁 촉진에는 기여했으나 인터넷은행에 기대했던 혁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은행권의 미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新)시장 개척은 다소 미진하다는 평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위주의 담보 대출 중심 영업으로 빠른 시간 내 양적으로 성장하긴 했으나 포용적 금융, 혁신 금융 측면에 있어서 질적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라며 “시장 영향력이 커졌으나 전반적 내부 통제 시스템이 열악한 것도 문제다”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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