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중국 법인은 3분기 재무보고서에서 전년 대비 순이익이 52% 줄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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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칩 기술력 향상이 미국 기업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만중앙통신은 22일 홍콩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 거대 반도체 기업 퀄컴의 중국 내 대규모 정리해고에 화웨이의 주문 급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題一財經)에 따르면 퀄컴 중국 법인이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인원 감축은 연구 개발 부서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퀄컴의 일부 중국 법인이 철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퀄컴이 공개한 올 3분기 재무보고서에서 총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23% 감소한 84억 5100만 달러(11조3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2%에 달하는 18억3000만 달러(2조4000억원) 줄었다. 올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7%, 41% 하락한 데 이어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퀄컴의 중국 내 직원은 약 5000명이다. 정리해고 가능성에 대해 퀄컴 측은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다각화와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추가 조정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조정엔 감원도 포함되나 ‘대규모 정리해고’, ‘상하이 철수’ 등은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퀄컴의 실적 하락은 일차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해 핵심 사업인 휴대폰 칩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2억6590만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그러나 가장 큰 타격은 중국 내 칩 판매 감소에 있다. 퀄컴 휴대폰 칩 매출의 약 60%가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홍콩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에 성공한 5G 7나노미터급 기린(KIRIN) 칩으로 반등하면서 퀄컴이 더욱 불리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가 지난 8일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자체 개발한 5G 7나노미터급 기린 9000S 칩이 장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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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치궈 홍콩 톈펑(天風) 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지난 2022년 퀄컴으로부터 스마트폰용 스냅드래곤 칩을 2300만 개를, 2023년 4000만 개를 구매했지만 내년에는 화웨이로부터 칩 구매를 수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퀄컴이 중국 브랜드 휴대폰에 제공하고 있는 칩 출하량이 올해보다 최소 5000만 개 이상 줄어들 것이며 해마다 더 많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자체 칩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 6월 7일 화웨이 칩 개발자 회의에 참석한 시스템반도체 개발 회사 하이실리콘.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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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전날 화웨이의 자회사인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 하이실리콘(HiSilicon)이 감시 카메라 제조사에 자체 칩을 공급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이실리콘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미국의 제재로 칩 생산 시장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할 수 있는 칩 설계 방식을 획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망했다.
퀄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미국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 마벨 테크놀로지가 반도체 산업 둔화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에서 연구·개발 팀 전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마벨은 지난해 10월에는 상하이와 청두에 있는 여러 부서를 축소하거나 없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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