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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거래량은 제자리, 집값 ‘불안한 상승’… “금리부담에 실수요자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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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은 집값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집값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갈아타기와 투자 수요는 시장에 반영됐지만, 실수요자들이 주춤해 거래량이 제자리걸음이라고 분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11%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1.10%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로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한창 달아올랐을 때인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누적 실거래가 지수 상승률은 11.2%로, 지난해 누적 하락률(22.2%)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을 회복한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고점에 육박할 만큼 올라온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최고 가격이 전고점의 85% 수준까지 올라왔다. 서울 전고점 평균은 12억6695만원. 올해 가장 높은 값에 거래된 아파트값의 평균은 11억1599만원으로, 전고점의 8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고점을 넘어선 거래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2021년 4월 27억원에 매매된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의 한양1차 전용면적 78㎡가 올해 9월 35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26억5000만원에 팔렸던 강남구 개포동 소재의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는 올해 8월 30억2500만원을 찍어 4억원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거래량은 홀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월 3845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3595건으로 하락했다. 8월 거래량은 15일 기준으로 3421건까지 올랐지만, 월평균 거래량인 5000~6000건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량이 주춤하는 동안 매물은 쌓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4788건이다. 지난달 28일 6만9167건을 기록한 지 약 2주 만에 5000건이 늘어난 것이다. 매수심리도 꺾였다. 지난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0.2p 하락한 89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했다.

매물은 늘었지만, 거래량이 하락한 것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각자 원하는 호가의 차이가 큰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 매수 심리가 강해져 거래량이 늘면 집값이 상승하고,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기 때문에 매물은 줄어든다.

일부 전문가는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로 재진입해 금리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기간을 40년 이내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등 대출 문턱도 높아져, 실수요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대출 한도가 소폭 줄어들고, 금리부담도 남아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 실수요자들도 매수에 나서 거래량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채민석 기자(vege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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