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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예일대 강단에 선 오세훈 "과도한 교육비가 한국 저출산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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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헤이번 예일대 루스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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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엔 많은 원인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과도한 교육비라고 생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번에 있는 예일대 루스홀 강당에서 열린 특강 후 한국의 저출산 문제 원인과 해법이 뭐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진단했다. 오 시장은 “한국에선 교육비가 상당히 많이 든다. 교육이 전부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많은 한국 청년 역시 그렇게 여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시나 정부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쉽지는 않다”고 했다.



예일대서 '약자동행' 특강 나선 吳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해 지출된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이다.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이어 오 시장은 저출산 해법으로 이민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민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 한국에서 이 이슈를 언급하진 않지만 최근 들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동남아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많이 오는데 그들이 더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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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예일대 특강 이후 청충들과 질의응답했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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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안심소득 등 소개



이날 특강은 예일대 동아시아 학회 초청으로 마련됐다. 특강이 열린 루스홀에는 학생 200여명이 좌석을 꽉 채웠다. 오 시장은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이란 주제로 30여분간 강의했다. 강의는 영어로 했다. 그는 서울시가 도입한 ▶서울런(온라인 무료 강의)▶안심소득▶희망의 인문학 등 정책을 소개했다. 안심소득은 월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에 부족분을 현금으로 지원해주는 것이고, 희망의 인문학은 소외계층에게 인문학을 배울 기회를 주는 방안이다.

강의가 끝나자 질문이 쏟아졌다.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을 반대해 주민투표를 진행했다가 무산되자 시장직을 사퇴한 적 있다. 무상급식은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 한 예일대 학생이 이를 언급하며 “오 시장이 (과거엔 무상급식 반대라는) 선택적 복지 편에 섰는데 최근 발표한 대중교통 정책(기후동행카드)은 보편적 복지로 보여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지금도 철학엔 변함이 없다”며 “대중교통을 일정한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는 수입이 적을수록,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가격, 페미니즘 관련 질의도



고공행진을 하는 서울 부동산값 관련 질문도 나왔다. 에릭함 예일대 인문학 교수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부동산 가격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반(反) 재개발·재건축으로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며 “서울시장에 다시 되고 나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여권신장과 페미니즘에 대해선 “한국에선 자연스럽게 여권이 빠르게 신장하는 만큼 10년 뒤면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남성 우위 사회였기에 반작용으로 훨씬 더 공격적인 페미니스트가 생겨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금 더 평등한 사회가 될 때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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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에서 피터 샐러비 총장(사진 왼쪽)과 면담하는 오세훈 시장.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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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묻자...오 시장 답변은



특강에 앞서 오 시장은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과 만났다. 오 시장은 셀러비 총장에게 서민·중산층 가정 학생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자 예일대에서 추진하는 지원 정책을 물었다. 예일대 학생의 절반 이상(55%)이 전액 무료 또는 일부 보조금 지원 형태로 다니고 있다고 한다. 샐러비 총장은 오 시장에게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들었다”며 “다음 대선은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저는 4선 서울시장으로서 5선 시장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뉴헤이번=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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