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 이 제품에는 7나노급 성능의 반도체칩이 탑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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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화웨이가 새로운 휴대폰을 출시했습니다. 이름은 '메이트 60 프로'. 이 제품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7나노칩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2019년 시작된 대중 수출 제재가 2020년 들어 더욱 강해진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 발전을 보여준 것이어서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제재의 최전선에 섰던 미국은 대중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가드레일 규정'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Q. 7나노칩이란.
A. 7나노급 성능의 반도체 칩을 의미합니다. 반도체의 성능은 14나노, 10나노, 7나노 등의 용어로 나타내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성능이 좋은 반도체입니다. 과거 반도체의 성능 결정에는 미세 회로의 선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선폭이 좁을수록 트랜지스터 등 타 부품이 많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세 회로의 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미터(㎚·10억 분의 1m)'로 성능을 표현하는 방법이 굳어졌습니다. 현재는 소재 변경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반도체의 성능 향상이 가능해졌습니다. 'n나노칩'이라는 용어는 반도체의 성능을 의미하는 상징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된 7나노칩 역시 '7나노급 공정'을 통해 제작된 반도체 칩입니다. 7나노급 공정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 등이 양산 경쟁 중인 3나노칩에 비해서는 5년 이상 뒤처진 기술입니다.
Q. 현재 중국 반도체 기술 수준은.
A. '메이트 60 프로'에 포함된 7나노칩은 대중 제재가 시작되기 전 중국이 보유했던 14나노급 기술에서 두 단계 성장한 수준입니다. 칩 내부에 포함된 중앙처리장치 8개 중 4개는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 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설계·수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자체 반도체 설계가 가능한 선두 빅테크 반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이 7나노급 이상의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10나노급 이상의 반도체 생산에 적합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미국의 수출 통제 품목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보유 중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이용해 7나노칩을 생산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DUV 노광장비는 정밀도가 낮아 10나노 이하의 칩을 생산할 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Q. 미국의 반도체 가드레일 규정은.
A.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통제망을 더욱 촘촘하게 짜고 있습니다. 수출 통제 조치 우회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고, 지난 1일부터는 DUV 노광장비에 대한 수출도 통제했습니다. 또 반도체 가드레일 규정을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지난 3월 공개한 가드레일 규정은 중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력을 확장하거나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의 기업과 협력하는 기업에 대해 보조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가시화되자 확정하지 않았던 세부 사항을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미 상무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국가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앞서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Q.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A.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것은 7나노급의 AP만이 아닙니다.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또한 포함돼 있었습니다. 화웨이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입수한 방법으로는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통한 수입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직접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제재를 받을 일은 없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중 수출 통제 유예 기간 갱신일이 다가오며 국내 기업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유예 기간 갱신이 불가능해진다면 당장 다음달부터 두 회사의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는 장비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가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며 국내 반도체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지아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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