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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방위비·대북 공조·관세… “美 우선주의, 경제안보 판 흔들 것” [美 대선 ‘트럼프 2기’ 현실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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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시 한반도 영향은

“韓 등 인태 동맹 방위 분담 늘려야”

美 보수 싱크탱크 보고서서 주장

트럼프 대북협상 땐 불확실성 커

‘한·미·일 3자 협력’ 유지 불투명

관세 인상 언급… 무역전쟁 우려도

“그렇게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다. 오직 바보들만 그렇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군을 보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왜 그런 전략을 말하느냐. 그런 질문은 모든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대선 1번지'인 아이오와주 더뷰크에서 연설한 후 지지자들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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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주한 미군 철수를 압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기 때 외교 방식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180도 다른 방식으로 경제 안보와 외교 정책 등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워싱턴 선언’, 캠프데이비드에서 끌어낸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의 성과는 뒤로 밀려나고, 주한 미군 철수 압박을 포함해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등 대북 정책 기조에 이르기까지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워싱턴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관료와 보수 학자 350여명이 참여해 작성한 차기 대선 집권 후 국정과제를 담은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방위 분담 증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동맹국들은 재래식 방어에 훨씬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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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극단적인 미국 외교안보 정책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보다 훨씬 준비가 되지 않았던) 트럼프 1기와는 달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동맹이나 국제기구를 더 활용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한·미 동맹, 한·미·일 3자 협력 구도, 대만과의 협력 구도 등을 함부로 없애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비용 분담을 더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 동서센터가 마련한 언론 교류 프로그램 중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세계 무역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과거 중국을 겨냥한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로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과 일본, 중남미 국가들까지 폭탄을 맞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외국)기업들이 제품을 미국에 덤프(dump·적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면 자동으로 관세를 내도록 해야 한다”면서 “(관세는) 10% 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 참모들과 함께 내년 대선 경제 정책을 논의하면서 모든 수입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기본 관세(universal baseline tariff)’를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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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EPA·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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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 동서센터 언론교류 프로그램에서 만난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 경제를 강화하기 위해 국경 간의 경제적 조치, 관세 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동맹국들도)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 대한 대응은 조 바이든 현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견제 정책을 강화·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동맹국과 동행이냐 미국 독자 행보냐의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많지만 (공급망이나 경제 측면에서의) 대중 견제 정책은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동맹국들과 함께하는 바이든 행정부와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정세도 요동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도 수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중재하고,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주도하고,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군사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과는 딴판이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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