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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中화웨이와 아프간에 감시 카메라망 구축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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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강경 무장조직 탈레반 정권이 수도 카불 등 주요 도시에 대규모 카메라를 이용한 감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탈레반 대원들이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전 미국 대사관 건물 위의 카메라 등이 설치된 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 인수 2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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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도시를 공격해온 이슬람국가(IS)를 단속하고 치안을 회복하기 위해 카불 등에 설치된 카메라 수천대를 보완하고, 화웨이와도 협력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이 화웨이와 감시카메라 설치 계약에 대한 구두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탈레반이 직접 화웨이와 협력을 언급했다. 다만 탈레반은 화웨이와 협력에 대해 간단한 대화는 나눴지만, 계약에 도달한 상황을 아니라고 덧붙였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탈레반과 화웨이 간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은 항상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 과정을 지지해 왔으며, 중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협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리튬·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한 아프간과 경제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왕이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직 인사를 보내고, 지난 13일엔 아프간에 신임 대사를 임명해 관계를 다지고 있다.

탈레반은 또 지난 2021년 아프간에서 철수한 미국이 만든 감시 네트워크 계획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감시 네트워크 계획을 입수해 어떻게 확대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과) 협력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에 따르면 카불 등 주요 도시에는 중앙 통제실에서 감시하는 카메라가 6만2000대 이상 있다. 카메라 수리 등 감시 시스템 보완은 지난 2008년 이후 이뤄지지 않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상황이다. 탈레반은 향후 4년에 걸쳐 대규모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아프가니스탄 전문가 조나단 슈로덴은 "감시 시스템은 IS와 같은 단체가 카불의 탈레반 조직원이나 정부 요직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는 탈레반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프간은 국민 40%만이 전기를 사용할 정도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하다. 매일 간헐적으로 정전이 발생하고 있어 감시 카메라 작동이 끊길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유엔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에는 최대 6000명의 IS 전사가 있어, 감시 시스템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인권단체에선 탈레반이 감시 시스템을 통해 탈레반 정권에 반대하는 아프간인들을 더욱 강경하게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매트 마흐무디는 "'국가 안보'라는 미명 하에 대규모 감시 시스템을 시행하는 것은 탈레반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강경 정책을 계속 유지할 거란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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