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민참여단 원탁회의 투표 결과
‘유지’ 50.8% vs ‘폐지’ 41.2%
2015년 제주들불축제 당시 새별오름에 불 놓은 모습. 제주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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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로 꼽히지만 환경 훼손, 기후위기 시대 역행 논란에 휩싸인 ‘제주들불축제’ 에 대한 숙의형 원탁회의 도민참여단 투표 결과 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폐지 의견보다 9.6%포인트 높게 나왔다. 다만 탄소배출, 산불, 환경훼손 우려가 있는 오름 불놓기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지난 19일 원탁회의 도민 참여단 187명의 투표 결과 ‘들불축제 유지해야 한다’ 50.8%, ‘폐지해야 한다’ 41.2%, ‘잘 모르겠다’ 8%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제주들불축제 변화를 위한 대안에 대한 질문에 ‘현행대로 유지’ 30.5%,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새별오름 그대로 보존’ 20.3%, ‘자연환경 보호와 산불 예방을 위해 오름 불 놓지 않기’ 19.8%, ‘다른 축제를 개발해 추진’ 18.2% 등의 의견이 나왔다.
운영위는 이날 원탁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권고안에서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기후위기 시대 도민과 관광객의 탄소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이어 “도민 참여단의 최종 숙의 결과는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제주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고 밝혔다.
이는 축제 자체는 유지하되 생태적 가치와 맞지 않는 대규모 오름 불놓기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오름 불놓기를 뺀 들불축제가 대안으로 제시된 셈이다.
운영위는 다만 “도민참여단 선정에 있어 지역과 성, 연령별 균형있는 참여단 선정을 계획했으나 현실적 조건의 한계와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애초 계획을 충족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주녹색당이 원탁회의 참가자 중 6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인 51.3%를 차지하는 등 연령별 비율에 문제를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제주시는 운영위의 정책권고안을 제출받은 후 내부 검토를 거쳐 들불축제의 존폐여부와 대안마련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해 추석 이후 발표할 예정이다.
“생태적 가치 중심 근본적인 변화 필요” 권고안
제주시, 추석 이후 축제 존폐, 대안 최종 발표
제주시, 추석 이후 축제 존폐, 대안 최종 발표
운영위는 ‘제주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시민단체와 언론, 학계,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 1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6월2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3개월간 5차례의 회의와 도민 참여단 200명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1997년부터 시작한 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해충을 없애기 위해 목장이나 들판에 불을 놓았던 풍습인 ‘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축제다. 서부지역에 있는 새별오름의 한 단면을 통째로 태우고, 횃불 행진과 달집태우기 등과 같은 불을 주제로 한 여러 행사를 진행한다. 축제 초기에는 정월대보름 전후 열렸으나 강풍, 폭설 등 날씨로 인한 파행이 이어지자 2013년부터 경칩이 속하는 주말인 3월로 변경했다.
하지만 가장 건조한 시기인 3월에 인위적으로 기름을 뿌려 오름에 불을 낸다는 점에서 산불 위험이 크고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기후위기 속 일부러 불을 놓아 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축제 존폐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후 청구인 749명이 들불축제 존폐를 숙의형 정책개발 의제로 삼아달라는 청구가 제주도에 접수됐고, 도민이 참여하는 숙의형 원탁회의가 진행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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