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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벼랑끝 자영업자’ 앞으로가 더 문제...구조조정에는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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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기만 한 소득 회복...코로나 이전 92% 불과

나홀로 자영업자 438.7만명...2008년 이후 최고

끊을 수 없는 빚...자영업자 대출 코로나 직전보다 51%↑

자영업자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 1년만에 3.5배 급등

구조조정 필요하다 vs 비용 보전부터 해줘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폐업 공제금 지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고금리 고물가 경기둔화 등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 자영업자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선 자영업자 소득이 코로나19 이전 소득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소득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 1분기 92.2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 이전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현재는 92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풀린 지난해 2분기 이후 소득이 반등하긴 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부담 탓에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소득 회복 안되니 고용 줄여 버티기

소득이 늘지 않자 자영업자는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고용을 줄이고 ‘나홀로 자영업’을 하면서 빚을 통해 버티는 형국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수는 지난 6월 438만7000명으로 같은달 기준으로는 2008년(457만4000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에 빠지면 인건비를 먼저 줄인다. 그래도 감당이 안되면 폐업 수순을 밟는 게 일반적”이라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영업자 폐업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원을 줄이는 이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꼽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으로 전년 대비 5% 올랐고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5% 오른 9860원이다.

나홀로 버티는 자영업자에게 또 다른 짐은 대출이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말 1033조7000억원에 달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684조9000억원)보다 51%나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대출과 달리 눈덩이처럼 계속 증가하는 점도 우려스럽다. 2019년 4분기부터 전년 대비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 1분기까지 7.6%~15.9%로 나타난다. 반면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전년대비 0.4%, 0.1% 각각 줄어들었다.

소득이 더디게 개선되는 자영업자의 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자영업자 빚의 부실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45%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25%포인트 상승해 기업대출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기간 대기업 연체율이 0.02%포인트 낮아진 것과 대조된다.

이데일리

(그래픽=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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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연체율 1년새 3.5배↑

2금융권에서 자영업자가 빌리는 대출의 부실 위험은 더 심각하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6.35%로 지난해 6월말 1.78%에서 1년 만에 3.5배 급등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향후에도 소상공인의 경제여건은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이 큰 부담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현재 고금리 상황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기준 금리는 5.31%로 지난 1월과 동일하다. 이는 2013년 4월(5.32%) 이후 10여년 만에 최고수준이다.

포화 상태의 영세한 자영업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두고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로도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아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며 “지원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5.1%로 OECD 평균 15.3%보다 9.8%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이견도 있다.

차 본부장은 “소상공인의 비용적 부담이 줄지 않으면 어려움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인건비 상승과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은 이후에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단기적으로 폐업 자영업자의 전직, 전업을 위한 생계비 지원과 대출회수금 유예 등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소비 활성화를 통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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