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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10명 중 3명 이상 갑질 경험…출연연 실태조사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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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직장 내 괴롭힘.그래픽=쿠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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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내 갑질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태조사는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산하 25개 출연연 갑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실태조사를 마친 기관은 24%인 6곳뿐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다.

실시 계획이 없는 곳도 있다. 녹색기술연구소, 생산기술연구원, 표준과학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핵융합에너지연구원 등 6곳이다. 나머지 13곳은 조사를 진행 중이거나 올해 내 조사 예정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마친 6곳 중 생명연과 화학연, 전기연 등 3곳에서 이뤄진 갑질 실태 조사도 분석됐다. 조사에 응한 366명 중 115명(31%)의 직원이 갑질 등의 고충을 직접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각 출연연별 갑질 경험 비율을 살피면 전기연 46.2%, 생명연 38.46%, 화학연 23.9% 등이다.

갑질의 행태로는 △인격비하 등 비인격적 대우 △부당한 업무 지시 △연구성과 편취 △직장 내 따돌림 △욕설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갑질 피해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출연연 9개 중에서 20%가 있는 응답자가 갑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태조사는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지난해 녹색연과 항우연에서 각각 28.8%, 25%가 갑질 피해 경험을 호소했으나 올해 실태 조사는 실시되지 않을 계획이다.

출연연 갑질 관련 실태조사는 지난 2020년 처음 실시됐다. 25개 출연연에서 매년 1회씩 올해까지 총 100번의 실태조사 이뤄져야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기준 실태조사 횟수는 48건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 안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쩡이라고 밝힌 곳을 합쳐도 61건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단 한차례도 갑질 실태조사를 시행한 적이 없다.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상당수의 출연연 직원들이 폭언과 비인격적 대우, 부당한 업무지시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남의 일처럼 바라보며 실태 조사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출연연들”이라며 “출연연들은 연구소 내 벌어지는 갑질 행위와 관련해 책임있는 자세로 대처할 필요가 있으며, NST는 갑질 등 고충과 관련하여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을 기관 평가 결과에 반영해 출연연들이 스스로 실태를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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