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가구, 작년 금융부채 '소득의 1.5배' 육박
중장년·고령층은 빚-소득 균형…영끌 후유증 지속
(자료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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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10년 전만 해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배율이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았던 20·30대가 이제는 고령층은 물론이고 중장년층까지 역전해 전 연령층을 통틀어 소득 대비 가장 무거운 빚을 진 상태로 드러났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영끌' 현상과 그 후유증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2일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정화영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가구주가 34세 이하인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배율은 1.49배로 모든 연령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소득 대비 금융부채가 많았던 집단은 35~44세 가구주 가구였다. 이들의 금융부채 배율은 1.46배로, 34세 이하 가구주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난해 20·30대 가구의 빚 부담은 가구 소득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높았던 셈이다.
반면 가구주가 40대 후반 이상인 가구의 경우, 소득 대비 금융부채 배율이 1 내외로 계산됐다.
구체적으로는 △45~54세(1.08배) △55~64세(0.91배) △65세 이상(0.89배)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기초로 금융부채 보유가구를 가구주 연령에 따라 짝지은 뒤 각 그룹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배율의 중간값을 계산한 결과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정화영 자본시장연 연구위원 시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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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10년 전만 해도 20·30대 가구의 빚 부담은 모든 연령 집단 가운데 제일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2년 34세 이하 가구주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배율은 0.53배로 전체 집단 중 가장 낮았다. 당시에는 △45~54세(0.68배) △35~44세(0.73배) △55~64세(0.76배) △65세 이상(1.04배) 등 모든 연령층이 34세 이하보다 무거운 빚을 지고 있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34세 이하와 35~44세의 금융부채 배율은 가파르게 치솟아 결국 2017~2018년에는 고령층과 중장년층을 따돌렸다.
특히 34세 이하의 경우 2021년에 '형님' 세대인 35~44세마저 제쳤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2015년 이후 일정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부채 보유가구는 소득에 비해 금융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면서 "특히 44세 이하 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가계부채 급증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이다.
그는 "부동산 구입과 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가구 비중이 꾸준히 확대돼 왔다"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 타 용도 대출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간 20·30대가 소득보다 무거운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했으며, 이로 인해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소득 대비 빚 부담이 가장 가벼웠던 세대에서 가장 무거운 세대로까지 변모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펴낸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청년층(30대 이하)의 1인당 가계대출금은 7927만원으로 2019년 2분기(6244만원)에 비해 27.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청년층의 1인당 가계대출 증가세는 중장년층(40~50대, 9.3%)과 고령층(60대 이상, 1.2%)을 매우 큰 격차로 앞섰다.
이에 한은은 "청년층은 자산 측면에서 채무상환능력(부채/순자산)이 계속 저하되는 가운데 최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청년층이 주택 구입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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