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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게임위, 올해 국감도 쉽지 않다…‘확률형 아이템 사후관리’ 전문성 점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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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비리 적발 이후 첫 국감, 게임 이용자 신뢰 회복은 아직…현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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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게임 산업계는 노동 관련 이슈를 제외하면 예년에 비해 문턱을 무난하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게임’ 자체로 폭넓게 보면 올해 국정감사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게임물관리위원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17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15곳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알 수 없는 게임 이용 등급 재분류로 촉발된 논란이 지난해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를 강타했었다면, 올해는 그 이후의 이야기에 집중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감서 난타 당한 게임위…이후로도 ‘첩첩산중’=올해 게임위 국감을 전망하기 위해선 지난해 서사를 어느 정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국감 직전부터 게임위 수난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논란의 씨앗은 지난해 9월 게임위가 넥슨 ‘블루 아카이브’,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일부 게임들의 이용 등급을 15세 이상에서 청소년 이용불가로 상향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싹텄다.

게임 이용자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상향이 이뤄진 점을 비롯해 전문성 및 공정성 결여, 부실한 심의 절차 등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국감 당시 문체위는 이러한 문제에서 비롯된 여러 파생 이슈를 점검했고, 게임위는 문체위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문체위는 ‘밀실 심사’를 진행해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등급분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감 현장에서, 게임위는 등급분류 불투명성 및 전문성 결여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고 이용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이 “지난 일주일 동안 10년 치 민원이 몰려오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플레이투언(P2E) 서비스 국내 허용을 해주고 싶다” 등 정제되지 않은 언행을 잇달아 보이면서 게이머들로 하여금 게임위 진의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실제로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가 민원분석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수집된 민원빅데이터 1238만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 중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가장 많은 민원을 받았다. 무려 4만8475건이다. 이는 지난 2021년 1693건에 비해 4만6782건(2763.3%) 폭증한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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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직후 게임위 시계는 더욱 느리게 흘러갔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은 과거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이용해 게임위 내부에서 일어났었던 전산망 비위 의혹을 재조명하며 이를 문제 삼고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489명의 게임 이용자 서명을 받고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위가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를 전체 이용가로 분류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게이머들은 사행성 게임물 관리 능력에 대한 의심까지 더했다.

게임위는 뿔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11월 초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지만, 국감에서 밝혔던 입장에서 진전된 혁신안을 내놓지 않고 불신을 더욱 키웠다. 특히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실언을 이어간 점도 신뢰도를 낮췄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을 놓고 ‘골칫거리’라고 표현하거나, ‘포르노 같은 역겨운 게임이 많다’는 발언 등이 꼽힌다.

또한 이용자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연초 게임위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불특정 게임 이용자들을 공개 대면하며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이용자 간담회임에도 게임위는 개최 사실을 소극적으로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41명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열렸지만, 정작 김 위원장이 불참하고, 게이머와 게임위 관계자들이 일부 답변들로 팽팽한 대립각을 내세우며 5시간 이상을 공회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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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쉽지 않은 게임위 국감…‘전문성 결여’ 우려, 얼마나 털어낼까=게임위는 이후에도 이용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을 돌며 이용자 간담회를 지속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던 공정성·투명성·전문성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나서며 게이머 마음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

감사원이 지난 6월 게임위의 7억 원대 전산망 구축 비리를 적발하고, 후속 조치를 요구한 것도 결정타였다. 김 위원장은 게임위 전산망 비리 적발 발표 전날 ‘2023 게임정책 세미나’ 현장에서 “전 게임위원장들의 재임 시절 일어난 일이고, (본인 임기 기간인) 1년 10개월 사이 위법 사항이 발견되진 않았다”며 사과하지 않고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입을 닫았다.

당시 업계에선 게임위가 비리 적발 전 이용자로부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혁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게임위는 감사원 처분요구 이외 자체적인 조직 혁신 방안을 내세우며 쇄신을 약속한 상황이다. 조직관리 책임이 있는 감사 및 본부장 전원을 교체하는 한편, 내부 직위공모제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직원들의 관리직 배치도 추진 중이다. 올해 국감에서는 게임위의 지난해 국감 이후 한 해를 점검하는 한편, 내년 3월부터 게임 아이템 확률 정보 관련 게임사들의 공시를 모니터링하게 된 점에 대한 상세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위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관련 모니터링’ 관련으로 문체부로부터 내년 예산 16억9000만원을 배정받았다. 문체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해당 사업을 담당할 게임위 전문 인력은 총 24명으로 편성됐다. 게임위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무국장 산하 이용자권익보호본부를 40명 규모로 구성할 방침이다.

게임위가 게임 확률 모니터링 주체가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이머 사이에선 다시금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도 게임위는 전문성 우려에 대한 답을 업계와 게이머 앞에서 좀처럼 시원하게 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입도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우선 문체부는 게임위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앞서 지난 6월, 문체부는 게임위 위원 5명(비상임)을 위촉할 당시 게임 분야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또한 지난 5일 문체위원들과의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게임위의)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 채용 시 게임학과 출신 또는 게임업계 종사경력 등 게임 관련 경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공정위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체계 구축 등을 통해 게임위 전문성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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