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앱스토어 수수료 갑질 철퇴
개발사에 특정 결제방식 강제는 위법
최대 과징금 680억 부과하고 시정명령
법 개정 2년, 사실조사 1년 만에 첫 제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8월 16일부터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실시한 앱마켓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등 부당행위에 대한 사실조사 결과를 토대로 두 기업에 대한 시정조치안을 통보하고 최고 680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방통위는 두 기업이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앱 개발사에 강제하거나 앱 출시를 위한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등 전기통신사업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방통위의 판단은 2021년 9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라 불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이뤄진지 2년 만에, 그럼에도 구글과 애플이 바뀐 법을 따르지 않자 방통위가 위법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사실조사에 들어간지 1년여 만에 이뤄졌다. 그동안 매출의 최고 30%를 수수료로 내는 인앱결제 말고는 결제방식의 선택지가 없었던 국내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단을 계기로 앱마켓의 불공정행위 규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앱결제는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등 앱마켓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결제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는 앱 개발사는 이용자가 게임 아이템, 웹툰·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음원 스트리밍 이용권 등 디지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앱으로 결제한 금액의 최고 30%를 앱마켓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구글은 이 수수료를 ‘구글플레이 서비스 이용료’라고 부른다. 업계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외부 결제수단을 활용한 대체 결제방식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앱마켓에 요구해왔다. 지난해 7월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아웃링크)를 넣었다가 구글플레이 정책 위반으로 앱 업데이트 승인이 거절돼 갈등을 빚은 사례도 있었다. 국회는 국내 업계의 손을 들어주며 앱마켓이 이런 대체 결제방식을 보장해 특정한 결제방식만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법을 위반한 앱마켓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방통위는 두 기업의 국내 앱마켓 매출을 각각 2조 원대, 1조 원대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구글과 애플 각각 475억 원과 205억 원, 합쳐서 최대 680억 원의 과징금 규모를 산정했다. 법적으로 방통위는 시정 요구를 반복적으로 따르지 않는 앱마켓 사업자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방통위는 조만간 기업의 의견 청취와 심의·의결을 거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관련 절차가 늦어도 연내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러면서 “앱마켓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 행위는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건강한 앱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용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거나 이용자의 권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시장 감시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고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구글코리아와 애플코리아는 입장을 정리하는 대로 밝힐 방침이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