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이슈 G7 정상회담

일본이 이스라엘도 비판? '이-팔 전쟁'에 엇갈린 각국 속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립이 전쟁으로 격화된 가운데 세계 각국은 확전을 경계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비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G7(주요 7개국) 내 일본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부를 파장에 우려를 표하는 등 각국의 입장은 엇갈린다. 다른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불편한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토론토=AP/뉴시스] 9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5개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2023.10.1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동산 석유 의존도 94%… 일본의 양다리 이유

9일(현지시간)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정상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한 확고하고 단합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발표했다.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테러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고 보편적으로 규탄받아야 한다"며 "우리 국가들은 그러한 만행으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동맹국으로서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평화롭고 통합된 중동 지역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G7 가운데 캐나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정상이 함께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으로, 향후 추가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공동성명에선 빠졌으나 캐나다 전역에서 하마스의 이슬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트위터 글을 통해 "폭력을 미화하는 것은 캐나다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이스라엘을 위한 연대 모임에서는 하마스의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당·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되며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등 13주 연속 유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휘발유 전국평균 판매 가격은 1789.55원, 경유 평균 가격이 1697.08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3.10.1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G7 중 일본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인 8일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죄 없는 일반 시민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강하게 비난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반격을 두고 "가자지구에서도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는 미국과 보조를 의식하면서도 원유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상황을 감안해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는 독자노선을 찾고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은 전체 원유의 94%를 중동에서 수입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두 나라가 76%를 차지한다. 신문은 "일본의 외교안보정책이 미국과의 동맹을 기축으로 하지만 중동관계는 독자적인 색깔을 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동 국가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내에서도 전쟁에 입장차… 최대 피해국은 우크라이나?

지난 8월 억류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에 동결됐던 원유 대금 60억달러(약 8조원)의 동결이 해제된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과 자신들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국가들 역시 확전이 달갑진 않다. 2020년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은 아랍에미리트(UAE)는 양쪽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노리고 미국과 함께 이-팔 중재를 추진하려던 사우디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는 미국과 방위협약을 맺는 대가로 이스라엘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전쟁 여파로 양측 간 회담이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빈살만 왕세자는 9일 팔레스타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머니투데이

[런던=AP/뉴시스]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이스라엘을 위한 유대인 공동체'가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최소 110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5개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2023.10.1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간 팔레스타인 문제에 중립을 유지해왔던 러시아는 미국을 비판하며 즉시 '정전'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과 우호관계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의 반격이 정당하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에 방공 시스템 등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지원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예산이 미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불확실성이 커진 우크라이나로선 이-팔 전쟁이 확산돼 우방국들의 자원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로 분산되는 게 달가울 수 없다. 미 백악관은 이날 이스라엘에 미군 지상군 추가 파병 계획이 없다면서도 무기 등 지원 시스템을 즉시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면서 격렬한 내부 반발에 시달렸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간을 벌었다. 안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당장은 외부의 공격에 이스라엘 내 반대 시위가 중단됐고 야당이 전시 연정에 참여할 뜻까지 내비쳤다. 6번째 정부를 이끌고 있는 네타냐후는 역대 어떤 총리보다 장기간 이스라엘을 통치해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