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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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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팔레스타인 지지…네옴시티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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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머니투데이

지난 7월 25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네옴시티’ 전시회가 공개되고 있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3배 크기로 신도시를 짓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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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네옴시티 구축사업 수주를 준비하던 국내 기업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의 정치적 입장을 문제삼을 경우 삼성물산 등 건설사와 네이버(NAVER) 등 IT기업들의 네옴시티 사업 참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한 뒤 "계속해서 팔레스타인을 지키고 팔레스타인 영토의 평온과 안정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종교적인 이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과 같은 이슬람교 수니파의 종주국이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번 전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국내 기업들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발언을 받아들이는 미국의 입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는 서울의 43배 규모 스마트시티를 짓는 네옴시티 수주를 숙원사업으로 삼는 기업들이 많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미국과 안보 동맹으로 묶여있는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 사업 진출에 난관이 닥칠 수 있다. 미국이 최근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의 자금 60억달러를 재차 동결했듯이, 사우디에 대해서도 일종의 금수 조치를 행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 역시 국내 기업들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네옴컴퍼니는 아시아 로드쇼투어 첫 지역으로 지난 7월 한국을 찾았다. 로드쇼 이전부터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등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 9차례 방문하며 스마트시티의 핵심인 ICT 기술력을 접하고, 디지털 전환 관련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서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네옴시티와 관련해 로봇,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등 여러 미래 기술을 건설회사와 협업해 스마티빌딩, 스마티시티 구축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우디와 일본 일부 프로젝트에서 이르지만 RFI(요청서)를 준비하는 기초 단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 등 네옴시티 관련 기업들은 이-팔 전쟁으로 인한 사업 전망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직 전쟁이 확전으로 번지지 않았고, 사우디의 지지 대상이 테러단체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라는 점에서 빈 살만의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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