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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제발 가짜뉴스 아니길 바랐는데”…20분만에 떡상·떡락 오간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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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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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에 비트코인 가격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밤 블랙록이 신청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소식에 약 7분만에 9.74% 급등하며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뉴스임이 알려지면서 20분만에 급등폭을 모두 반납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70조원이 가짜뉴스로 인해 불었다 다시 사라진 셈이다.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는 이번 소동으로 인해 1억달러 이상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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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07% 상승한 2만81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밤 일시적으로 3만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다시 2만8000달러대로 내려왔다.

이번 소동은 지난 16일 저녁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블랙록이 신청한 현물ETF ‘iShares Bitcoin Trust’가 승인됐다는 내용을 자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게시글이 올라오자 비트코인은 약 7분만에 10% 가까이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 거래가격 기준으로는 지난 7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블룸버그, 폭스비즈니스 등 미국 경제매체가 가짜뉴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엘리노어 테렛 폭스비즈니스 기자는 “블랙록은 자사가 신청한 현물ETF건이 여전히 심사 중이라고 답했다”고 자신의 X에 글을 올렸다.

문제의 원인은 코인텔레그래프가 가짜뉴스에 속아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가 밝힌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내 메신저에 직원 중 한명이 블룸버그가 쓴 것처럼 조작된 현물ETF승인 기사를 공유했고, 이를 속보로 보내면서 사태가 커졌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게시글을 올린지 약 1시간만에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가짜뉴스임이 밝혀진 이후 시장엔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비트코인은 약 20분만에 비트코인은 급등 폭을 반납하며 2만800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또 선물 롱포지션(매수)과 숏포지션(매도)을 합해 약 1억4000만달러가 정리됐다. 짧은 시간에 급등과 급락이 이어지면서 다수의 선물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이번처럼 가짜뉴스에 가격이 급등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21년 7월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경제매체 시티 A.M.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연말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3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이후 아마존이 도입 사실을 부인하면서 가격은 다시 3만6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가짜뉴스 소동에 시장에서는 내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앤서니 사사노 이더허브 공동 창업자는 “이번 사건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작이 얼마나 쉬운지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SEC의 ETF승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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