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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사라졌던 '가성비폰'…갤럭시FE 3년만에 귀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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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3 FE, 연내 한국 출시 전망

머니투데이

갤럭시 S23 FE.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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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중가형 모델 '갤럭시 FE(팬에디션)'가 3년 만에 국내 복귀한다. 플래그십(최상급) 모델을 선호하는 한국 사용자 특성을 고려해 국내 출시를 망설였으나, 갤럭시 Z폴드5와 S24 출시 사이를 메우면서 불황으로 위축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 가능성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싼 통신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라는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도를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한 '갤럭시 S23 FE' 모델을 연내 국내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4일 갤럭시 S23 FE 공개 당시 삼성은 국내 출시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갤럭시 S23 FE 국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싼 것도 안 싼 것도 아냐…韓 소비자에게 '애매'했던 갤럭시 FE

갤럭시 FE 모델은 갤럭시 S 시리즈의 핵심 기능을 유지하면서 일부 사양을 하향 조정해 가격을 낮춘 중간가격대 모델이다. 보급형 모델로 저렴하지만 ODM(생산자개발방식) 제조로 사양이 낮은 갤럭시 A, 최신 기술을 자랑하지만 매년 가격이 뛰는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 시리즈 사이를 채운 '가성비폰'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국내에선 갤럭시 FE 시리즈가 힘을 쓰지 못했다. 플래그십 모델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특징 때문이다. 2020년 9월 출시된 FE 시리즈 첫 단말인 '갤럭시 S20 FE'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200만대를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2년 1월 공개한 갤럭시 S21 FE는 한국에 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년 만에 새 FE 모델이 등장했을 때도, 국내 출시를 놓고 삼성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저사양·보급형이라는 이유로 1020세대에서 '갤럭시 A' 시리즈 이미지가 나빠 플래그십 모델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갤럭시 S나 노트, 폴더블 등 최상급 모델만 팔려 갤럭시 FE가 설 자리가 애매했다"면서 "갤럭시 S21 FE가 반도체 수급 이슈로 출시일이 2021년 가을에서 2022년 초로 밀리면서 한 달 뒤 출시된 갤럭시 S22와의 캐니벌라이제이션(같은 기업 제품끼리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는 현상)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축된 스마트폰 시장 '새바람' 원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전반적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갤럭시 A' 시리즈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으면서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더 크게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2분기보다 15% 감소했다.

IT 업계는 삼성전자가 불황으로 침체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FE가 새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 봤다. 불황에도 보급형 모델은 싫은 한국 소비자에게 플래그십 모델과 대부분 성능은 비슷하지만, 100만원 미만으로 합리적인, '애매모호'한 포지션의 갤럭시 S23 FE가 오히려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방어를 위해 Z플립5와 폴드5의 출시를 10월에서 8월로 2개월 앞당겼는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생각보다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플래그십 모델을 살 사람은 폴더블폰이 아닌 갤럭시 S24를 기다리는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며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 Z플립·폴드5와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 S24 사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신비 주범' 고가 단말기 해결책 평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도 갤럭시 S23 FE 국내 출시를 부추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통신비를 낮출 방법을 찾자,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높은 체감통신비의 원인이 높은 단말기 값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의 간담회에서 "단말기 가격과 통신서비스 요금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국민의 부담을 줄일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도 지난 11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단말기 가격이 인하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저가 단말기 라인업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S23 FE를 국내 출시하면 삼성 입장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대로 중저가 라인을 확대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말기 선택지가 늘어 일석이조 아닌가"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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