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금융산업 전망’
무리한 성장보다 내실강화 필요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25일 내놨다.
보고서에서는 금융산업을 흔들 변수로 ▷누증된 가계부채 ▷코로나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PF 부실 등을 지목했다.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이같은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실 리스크가 비은행업권에 쏠려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는 양호한 편이나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 산업 흐름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자본규제 강화와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가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이에 맞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을 통해 비교추천과 제판분리가 정착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사업구조 혁신에 힘쓰고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금융산업이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업종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업의 경우 대출증가율은 내년에도 명목 국내총생산(GDP)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내년 대출증가율 전망치는 3.4%로 2022년 4.9%, 올해 3.5%보다 낮다.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겠으나,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대출 증가에도 순이자마진(NIM)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위탁매매 및 세일즈앤트레이딩(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투자은행(IB)부문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업은 금리하락 기대로 채권형 및 일임자산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신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이 예상됐다.
여전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가 성장하겠으나, 조달비용 및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류창원 연구위원은 “시장조달에 의존하는 여전업의 경우 유의가 필요하며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전체 금융업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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