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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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전·현직 대통령 만남에 함께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대단결'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곧바로 추도식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인 '압축 성장'을 취임 후 지금까지 만난 전 세계 92개국 국가 정상들에게 전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족 대표 인사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게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었고,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의 꿈'이라는 취지로 말한 뒤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데 대해 '민생 소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정치의 본질인 민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정치의 본질에 가장 근접했던 지도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추도식 참석은 이러한 각오를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윤 대통령,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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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보수 대단결'이라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국민의힘 출신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라는 해석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패배했고, 내부에서 책임 방식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 김기현 당 대표가 '2기 지도부'를 꾸리고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켰으나 갈등은 아직 봉합 중이다.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은 국민의힘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혁신위원회가 출범할 때 이뤄졌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을 계기로 1년 5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리에 선 것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큰 틀에서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국민 통합이라고 바라본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보수가 분열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 않냐. 신당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보다 큰 틀에서 통합 행보를 하면 다 녹아내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같은 날 본지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딸'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윤 대통령은 '영향력'이 있다. 상징성과 영향력이 만나는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집결 차원에서 만남이 성사된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바라봤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당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이투데이/최영훈 기자 (choiyoungk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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