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 SNS에 올라와 있는 남현희(왼쪽)와 전청조씨(빨간색 원)의 모습. /사진=SNS 캡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의 예비 남편인 전청조씨가 남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전씨를 둘러싼 사기 전과·성별·신분 등과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두 사람이 결혼 발표 3일 만에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전씨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1시10분쯤 남씨가 머물고 있던 성남시 중원구의 남씨 어머니 집에 찾아와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를 받는다.

전씨의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전씨에게 '문을 두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전씨는 이를 무시하고 범행을 이어갔다. 이에 경찰은 오전 1시30분쯤 전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전씨의 동의를 받아 심야 조사를 이어간 뒤 체포 5시간여만인 오전 6시30분쯤 그를 석방했다. 전씨는 "3일간 먹고 자지도 못했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경찰은 조사를 중단했다.

대신 경찰은 전씨에 대한' 긴급응급조치'를 내렸다. 이로써 전씨가 남씨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는 것과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행위를 금지됐다. 경찰은 전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전씨는 최근 남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뒤 남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씨의 사촌언니가 경찰서를 찾아 "남씨는 그의 예비 남편 전청조씨가 성전환 수술받아 남자로 오해하고 있었다"며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자 펜싱 전 국가 대표 남현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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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씨는 지난 23일 여성조선 인터뷰에서 전씨를 '남편'으로 표현하며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재벌 3세이자 부상으로 은퇴한 승마 선수, IT 사업 관련 청년 사업가 등으로 소개됐다. 전씨는 평소 경호원 10여 명과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전씨가 과거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씨는 2020년 5월과 10월에 별개의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전씨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으로부터 2억90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여러 신분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2019년 제주에서는 한 피해자에게 "내 처의 친오빠가 서울에서 물 관련 사업을 한다. 300만 원을 투자하면 6개월 후에 수익 내서 50억 원을 주겠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받아냈다.

같은 해 서귀포시에서도 다른 피해자에게 남자로 접근해 "모 호텔 카지노 회장 혼외자이고, 카지노에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하면 너를 비서로 고용하겠다"고 속여 취업 명목으로 7000만 원 이상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특히 전씨는 남씨 친척을 상대로도 투자 사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 조카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5월 이후 전청조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억대의 돈을 입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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