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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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박근혜 전(前)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을 찾은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4박 6일간의 중동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3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별도의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은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1980년부터 매년 개최됐는데, 현직 대통령이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이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한 뒤 먼저 도착해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제일 먼저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식 행사를 마친 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키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함께 참배한 뒤 헤어지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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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여전히 상징성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집토끼 결집’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보수의 심장’인 TK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을 둘러싼 신당 창당설마저 불거진 상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TK 민심을 달래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TK 지역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0%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p) 하락했다.
특히, TK 지역에서 긍정평가가 45%로 직전 조사보다 무려 13%p 떨어졌다. 부정평가도 48%로 긍정평가를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는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의 안내말에 박수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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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이 나라의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일구어놓으신 철강산업, 발전산업, 조선산업, 석유화학산업, 자동차산업, 반도체산업, 방위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바로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지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압축 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며 “저는 이분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우리 국민에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줬다. 웅크리고 있는 우리 국민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서 우리 국민을 위대한 국민으로 단합시켰다”며 “조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산업화의 위업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분의 혜안과 결단과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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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대표로 단상에 오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먼저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떠나신 지 44년이 지났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며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유족대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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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또, “전쟁을 겪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한 그런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었고, 그리고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꿈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우리의 미래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다.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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