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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연금과 보험

연금 계좌에 많이 편입됐는데 괜찮을까? 테슬라 단일 종목 ETF, 한 달 새 5%대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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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 주가가 실적 악화로 급락하면서 테슬라 단일 종목을 담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일 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과 채권으로 구성된 상품으로, 운용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을 노리고 이 같은 상품을 만들었다. 퇴직연금 계좌는 일반 주식 편입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는데, ETF 편입은 가능하다. 일례로 테슬라를 좋아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계좌 편입을 노리고 이 같은 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도입 때부터 참신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본래 ETF의 도입 목적 중 하나인 분산 투자 효과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왔다. 종목 하나의 등락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연금 계좌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되어야 하는 탓에 퇴직연금 마케팅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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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 종목 하나와 채권이 포함된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는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한 달간 5.01% 내렸다. 애플 종목과 채권으로 구성된 ‘ARIRANG Apple채권혼합Fn’ ETF는 1.48% 떨어졌다. 삼성전자 한 종목과 채권을 담은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도 같은 기간 1.13% 하락했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0.7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상장된 단일 종목 ETF 4개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일 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 30%와 나머지 9개 이상 채권 70%로 채운 상품이다. 주식으로 수익률을 기대하면서도 채권으로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이전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라 혼합형 ETF의 경우 주식과 채권 각각 10종 이상으로 종목을 구성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제도 개선으로 자산유형별 구분 없이 10종 이상 담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단일 종목 ETF는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성 종목 주가가 하락할 때 상품 수익률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는 25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하락률은 1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애플과 엔비디아 주가는 각각 2.83%, 1.05% 내렸다. 삼성전자는 26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3.89% 하락했다.

단일 종목 ETF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연금저축펀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돼 있다.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단일 종목 ETF는 주식 편입 비중이 30%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 자산(주식 비중 40% 이하)으로 구분된다. 연금 계좌로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하면 실제 주식 비중이 늘어나는 셈이다.

연금 투자는 노후 대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할 때 해당 종목 주가가 은퇴 시점에 급락한다면 손실을 볼 수 있다. 개별 종목 특성이 작용해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당 ETF는 종목 하나의 이슈에 따라 등락이 좌우될 수 있다”며 “특히 해외 주식이 포함된 상품은 환 헤지가 되지 않아 환율 변동성에도 노출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당장의 상품 손실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일 종목 ETF가 단기적으론 손실이 날 수 있지만, 현재 상장된 상품은 우량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소가윤 기자(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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