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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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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악수한 다음날 TK서 유림 만난 尹... "국민 위해 소임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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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통령, 민생·경제 악화에 대한 고민 커"
2주째 TK 지지율 과반 미달... '보수 결집' 행보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동=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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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전통 보수 지지층이 많은 대구·경북(TK) 지역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전통 보수층의 향수가 강한 박정희 정부의 성과를 치켜세운 데 이어 이날 경북 안동을 찾아 유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안동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 참석에 앞선 자리였지만, 윤 대통령의 행보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집토끼 구애 전략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찾아 지역 유림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유림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 자기가 국가를 위해서 해야 할 일, 고장을 위해서 해야 할 일, 또 가족을 위해서 해야 할 일,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고 떠넘기지 않고 자기 책임, 맡은 바 소임을 철저하게 하는 그런 것이 유림의 어떤 절개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대통령으로서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고 또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을,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그 소임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유림 어르신들에게 올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경북 안동 유림을 찾은 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국가 운영에 조언을 구하기 위해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선조인 명재 윤증 선생과 유림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당시 윤증 선생이 임금에게 관직을 여덟 번이나 제안받았지만 "안동의 남인 유림들과 탕평 발탁을 해주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거부한 일화를 꺼낸 것이다. '탕평'을 언급했지만 이 자리에선 여야 협치나 국민 통합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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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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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연일 보수 결집 행보... TK 지지율 2주째 40%대


전날 중동 순방에서 귀국한 후 박 전 대통령과 만난 데 이어 TK 지역을 찾아 유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윤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게 여권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평소 박정희 정부의 경제성장과 수출증대에 대한 관심이 컸고,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당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 하락의 제1원인이 경제·민생 악화라는 게 대통령실의 분석"이라며 "경제 성과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행보는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보수층의 결집을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이 같은 보수 결집 행보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실 참모진과 여권에 '차분한 변화'를 강조한 것과 모순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TK 지역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9%, 부정 평가는 43%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했다. 지난주에 비해 긍정 평가는 4%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보수 텃밭인 TK 지지율이 2주째 과반에 못 미치는 것은 여권으로선 여전히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중앙지방협력회의선 '교육 이념화' 경계


윤 대통령은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교육의 이념화와 획일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방소멸 위기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카타르 도하의 교육도시를 언급하면서 "우리도 교육의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돼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다"며 "그게 바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념 편향 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또 반대로 이념화로 귀결된다. 이는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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