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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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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당뇨약 병용요법 땐 혈당 강하 효과 향상, 부작용도 보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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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우제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단독요법, 장기간 혈당 조절 어려워

약물 병용치료 땐 합병증 개선 효과

최근 SGLT-2 억제제 병용 급여 확대

당뇨병 환자 600만 명 시대다. 그만큼 흔하고 친숙한 질환이지만 혈당 조절에 실패하면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하는 병으로 돌변한다. 식이·운동 요법과 함께 적극적인 약물치료로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엔 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중에서도 SGLT-2 억제제·TZD(치아졸리딘디온) 계열 복합제가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떠올랐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에게 당뇨병 치료제의 처방 트렌드와 병용요법의 이점을 들었다.

중앙일보

이우제 교수는 “다양한 당뇨약 병용요법을 활용하면 적절한 혈당 조절과 합병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미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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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자들의 질환 관리 실태는 어떤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선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를 6.5% 미만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당뇨병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환자 비율은 24.5%에 불과하다. 혈당 조절은 식이·운동 요법이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론 목표 혈당에 도달하기 매우 어렵다. 많은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환자 개별 상황에 맞는 목표 혈당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담당 의사와 상의해 약물요법을 조율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독요법 대비 병용요법의 장점은 뭔가.

“당뇨병에서 고혈당이 생기는 이유·기전은 매우 다양하다. 한 가지 약물이 고혈당 발생의 여러 원인을 한꺼번에 해결하긴 어렵다. 또한 여러 연구를 통해 한 가지 약물만으로 오랫동안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게 어렵단 사실이 알려졌다. 과거엔 당뇨병 진단 후 한 가지 약물로 치료를 시작해 혈당이 많이 올라간 후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혈당을 조절하면 고혈당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합병증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엔 비교적 초기부터 적극적인 병용요법을 시행한다. 병용요법은 단독요법보다 고혈당의 여러 가지 기전에 다양하게 작용할 수 있고 장기간의 혈당 조절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기 병용요법은 어떻게 이뤄지나.

“예전엔 약물치료를 시작할 때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가장 많이 썼다. 그러나 당뇨병 진단 후 처음부터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을 활용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돼 조기 병용요법의 장점이 입증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약 중 두 가지 약을 병용하는 치료는 대부분 보험 급여가 인정되지만, 세 가지 약물의 병용요법은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해 사용에 제한이 있었다. 다행히 지난 4월부터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SGLT2 억제제’와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TZD’ 조합을 포함한 다양한 3제 병용요법의 급여가 인정됨에 따라 좀 더 적절한 혈당 조절과 합병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SGLT-2 억제제와 TZD는 어떤 효과가 있나.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당 배출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혈당 강하 효과뿐 아니라 체중을 줄이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낮추고 만성 콩팥병 환자의 콩팥 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SGLT-2 억제제에 속하는 대표적인 약물이 다파글리플로진이다. TZD는 근육과 지방조직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지방간 개선 효과도 있다. 당뇨약 중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직접 관여하는 유일한 약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피오글리타존이 있다. 두 가지 약제 모두 혈당 강하 효과가 좋고 저혈당 발생 위험이 매우 낮으며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두 약제를 병용했을 때 이점은 뭔가.

“SGLT-2 억제제와 TZD 계열의 약제를 병용하면 고혈당 발생의 다양한 기전을 개선해 혈당 강하 효과를 높이면서도 저혈당 위험은 적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혈관 질환과 관련해서도 이점이 있을 것이다. 한편 피오글리타존을 쓰면 복부 내장 지방이 피하 지방으로 변환하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에 다파글리플로진은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두 약제는 체중 문제에 대해 상호 보완적인 효과를 지닌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함으로써 당뇨병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조합이다.”

-어떤 환자군에서 이런 병용요법이 도움될까.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4분의 3은 과체중·비만에 해당하고 최근 젊은 환자가 늘고 있어 오랜 기간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례가 많아졌다. 그런 의미에서 SGLT-2 억제제와 TZD 계열 병용요법은 초기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해 장기적인 혈당 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비만인 환자에게도 체중과 관련해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좋은 조합이다. 이외에도 이미 심혈관 질환을 경험했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 지방간을 동반한 경우,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신 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면 수분 저류와 부종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자들에게 해 줄 조언은.

“당뇨약은 오래 먹으면 좋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당뇨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문제없도록 만들어져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약을 적절히 사용하면 혈당 조절과 합병증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꾸준히 관리해 합병증 걱정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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