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쟤네 아빠 X발렸어”…아들 앞에서 다른 아빠한테 무차별 폭행당한 남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등생 말다툼이 부모 싸움으로 번져…경찰, 양측 쌍방폭행 조사

세계일보

지난달 22일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또래 아이의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는 A씨 남편의 피해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축구장에서 초등학생 아이들 싸움이 부모 싸움으로 번지며 폭력 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포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신고된 폭행 사건을 접수했다. 경찰은 양측 모두 서로에게 맞았다고 주장해 이들을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피해자의 아내라고 밝힌 A씨는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아들 보는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5시쯤 동네 축구장에서 놀다 초등학교 4학년인 한 아이와 말다툼을 하게 됐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아버지가 A씨의 아들에게 다가와 “네가 그렇게 힘이 세냐. 혼내주겠다. 너희 엄마 아빠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한다.

겁에 질린 아들의 전화를 받은 A씨의 남편은 급히 축구장으로 갔다. A씨는 “남편이 인사를 하며 다가갔는데 대화를 하기 전부터 저희 아이들과 어머니, 단지 내 수십 명의 아이들이 있는 상태에서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가 올린 영상을 보면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아버지인 B씨가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A씨의 남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는 등 무차별 폭행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 한 명이 만류하지만 소용없었고, 주변에 몰려든 아이들은 “하지 말라”며 비명을 질렀다.

A씨는 “(B씨가) 넘어뜨리고 폭행하고 다시 일으켜 세워 놀이터 벤치 의자로 제 신랑을 던져서 때리고, 옆으로 밀어 때려눕혀서 밟고 계속해서 때렸다”며 “(남편을) 목을 졸라 실신하게 하고 무릎으로 몸을 누르면서 발로 얼굴을 밟아 얼굴이 심하게 다쳤다”고 말했다. 함께 첨부된 사진에서 A씨의 남편은 몸에 멍이 들고 눈에 핏줄이 터질 정도로 다친 모습이었다.

이어 “가해자 아들은 울고 있는 저희 아들에게 ‘너희 아빠 X발렸다’며 모욕하고 조롱했다”며 “신랑 정말 착한 사람인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이들 앞에서 이런 모습 보인 것도 그렇고 말할 수 없이 치욕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목격자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A씨의 남편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구급차가 와 남편이 실려갔는데, B씨도 자신도 진단서를 끊겠다며 굳이 같은 응급실로 찾아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B씨의 아들이 A씨의 아들 교실에 찾아와 “입을 찢어버리겠다” “쟤네 아빠 우리 아빠에게 X발렸다”고 조롱했다고도 밝혔다.

A씨는 “아이는 아빠가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며 자꾸 울면서 ‘아빠 미안해’라고 한다. 신랑은 ‘비록 네 앞에서 맞았지만 그 사람이 그 누구라도 너를 겁을 주면 너를 위해 막아서 보호할 것’이라며 안아준다”며 “남편의 억울함과 치욕을 갚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