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써보니] "더 가벼운데 더 오래간다"...'아이폰15 플러스'에 눈길 가는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형제 중 존재감 엷은 아이폰15 플러스

'애매함' 탓 사전예약 판매 비율 4% 그쳐

써보면 매력 가득...대화면·배터리 강점

애플, 가격 정책 변화는 필요

아이폰 신제품 출시라는 애플 마니아들의 연중 최고 이벤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제품이 있다. 바로 '아이폰15 플러스' 얘기다. 플래그십을 선호하는 국내 이용자 성향에 맞춰 예약 판매 때부터 큰 인기였던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와 작고 팬시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이 선호하는 아이폰15 기본 모델과 달리, 유독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LG유플러스가 아이폰15 시리즈 출시에 앞서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 아이폰15 프로는 51%, 아이폰15 프로맥스는 26%,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19% 비율로 판매됐다. 반면 아이폰15 플러스는 고작 4%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통된 현상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을 바탕으로 아이폰14 시리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아이폰14 프로맥스는 36%, 아이폰14 프로는 28%, 아이폰14 기본 모델은 25% 비율로 판매된 반면 아이폰14 플러스는 고작 11%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아이폰 플러스 모델의 인기가 저조한 이유로 '애매함'을 꼽는다. 조금만 더 돈을 보태면 프로 모델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 플러스를 선택할 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아이폰15 플러스를 써보니 △크기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확연히 길어 나름 확실한 매력이 있는 제품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15 플러스는 아이폰15 프로맥스와 동일한 크기의 6.7인치(17.0㎝)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대화면을 선호하는 한국 이용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최대 2000니트의 밝기로, 대낮 야외에서도 화면을 보는 데 지장이 없다.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제품 무게는 201g으로 확연히 가볍다. 티타늄 재질로 한층 가벼워진 아이폰15 프로맥스(221g)나 모든 아이폰 제품군 가운데 가장 무거웠던 아이폰14 프로맥스(240g)보다 휴대하기 편하다. 그만큼 손이 작은 이용자가 제품을 떨어트릴 위험도 적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확연히 길다. 애플은 동영상 재생시간 기준 △아이폰15 프로맥스(최대 29시간) △아이폰15 플러스(최대 26시간) △아이폰15 프로(최대 23시간) △아이폰15 기본 모델(최대 20시간) 순으로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다고 공식 홍보한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실제 배터리 사용시간이 아이폰15 플러스가 아이폰15 프로맥스보다 더 길다는 사실이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이는 두 모델의 배터리 용량은 각각 4422밀리암페어시(㎃h)와 4383㎃h로 큰 차이가 없는데, 아이폰15 프로맥스에 탑재된 120Hz 디스플레이가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120Hz의 부드러운 화면이 볼 때는 좋지만, 배터리 사용시간에는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15 플러스와 원래 사용하던 아이폰14 프로(배터리 성능 상태 96%)를 완충한 후 종일 사용한 결과, 아이폰15 플러스는 80%가 넘게 배터리 사용시간이 남아 있었다. 이에 반해 아이폰14 프로는 50%대에 불과했다. 당시 유튜브·넷플릭스 등 동영상은 거의 보지 않고 웹 서핑(사파리)과 소셜 서비스, 이메일 등을 중심으로 사용했다.

아주경제

아이포15 플러스로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초광각, 광각, 디지털 줌. [사진=강일용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준수한 카메라 성능도 강점이다. 프로·프로맥스처럼 후면 망원 렌즈는 없지만, 광각·초광각 렌즈가 내는 화질은 프로 모델과 대등하다.

진중한 색상의 프로·프로맥스와 달리 블루·핑크·옐로·그린·블랙 등 캐주얼한 색상의 모델을 제공해 알파 세대에게 어필하려 한 점도 눈에 띈다. 블루 모델은 자칫 촌스러워질 수도 있는 파란 색감을 파스텔톤으로 잘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아이폰15 플러스는 제품 자체로서는 이용자에게 선택받을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125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5 기본 모델보다 10만원이나 비싼 점은 아쉽다.

저장 공간을 64기가바이트(GB)로 낮추는 한이 있어도 아이폰15 플러스와 아이폰15 기본 모델의 시작 가격을 맞췄다면 이렇게까지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지 않았을 터. 아이폰15 플러스의 정체성과 가격 정책에 대한 애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