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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유력 대기업, 수사 겪으며 글로벌기준 맞추려 노력… 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 속 경영상 문제 누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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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질타’ 파장속 정부 관계자 평가

“인터넷은행들도 기존 금융 답습

사회 공헌-혁신 성과 내지 못해”

“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고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대형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질타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같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현장’을 강조한 가운데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독과점 상태인 은행권의 이자 수익과 돈 잔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력 대기업들이 경쟁당국 조사나 사정당국 수사를 겪으며 경영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 노력해 온 것과 달리 플랫폼 기업들은 단기간에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다”고 했다. 삼성, SK, 현대차, 한화 등은 모두 검찰의 굵직한 수사를 받았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더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약 1조3900억 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이뤄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실의 현장 행보에서도 민생 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전달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카오나 배달 앱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토로가 많았다”고 했다.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료 후려치기, 독소 조항 강요 등이 거론됐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경우 ‘배달비에 대한 카드 결제 수수료’를 왜 음식점주가 납부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 귀국 후 이를 보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높은 진입 장벽에 따라 수익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은행권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들도 기존 금융지주의 수익 모델을 답습하며 사회 공헌과 혁신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된 금융 상품 개발이나 선진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은 소홀하면서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 윤 대통령은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정부 당국은 향후 플랫폼 기업과 은행권의 문제점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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