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아이폰 급나누기' 했더니···팀쿡 "I am 성공이에요"[양철민의 아알못]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폰 프로, 일반 모델 대비 30만원↑

AP·디스플레이·D램·카메라 격차 상당

일반모델 아닌 ‘보급형’이라는 푸념도

모델별 가격차별 전략으로 애플 몸값↑

전세계 스마트폰 이익 85% 애플 몫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아이폰15 시리즈는 4년 넘게 지속된 아이폰 특유의 프로와 일반 라인업 간의 스펙 격차를 여전히 보여준다. 이들 제품 간 가격 차이는 30만원 수준으로 많다만 많고, 적다면 적다 할 수 있는 애매한 수준이다. 실제 아이폰15 256GB 가격은 140만원, 아이폰15프로 256GB 가격은 170만원이다.

다만 이들 제품에 각기 적용된 기술과 하드웨어 등을 살펴보면 실제 이들간의 적정가격 차이는 30만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나는 사진촬영이나 게임이용 등에 취미가 없어 굳이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필요없다”고 하는 이들 또한 ‘프로’ 라인업을 선택하는 것이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고려 시 적절한 소비행태라 믿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 비중은 아이폰15프로가 50.7%로 가장 많고 이어 아이폰15(29.9%), 아이폰15프로맥스(16.7%), 아이폰15 플러스(2.7%) 수준이다. 전작인 아이폰 14 시리즈가 프로(60.6%(), 일반(18.9%), 프로 맥스(17.8%), 플러스(2.7%) 순이었다는 점에서 프로 모델의 판매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프로’가 어느새부터 일반적으로 말하는 아이폰이고 아이폰 일반 모델은 ‘아이폰 보급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폰15 프로 vs 아이폰15 아마추어
우선 이번 아이폰15 라인업에서는 매번 지적받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차별이 눈에 띈다. 아이폰15프로에는 TSMC의 최신 3나노 기술로 제작된 ‘A17 프로’ AP가 탑재됐다. 전작에 탑재된 ‘A16바이오닉’ AP 대비 한단계 상위 모델로 중앙처리장치(CPU) 기능은 전작 대비 10%,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능은 전작대비 20%씩 각각 상향됐다. 아이폰15에는 아이폰14프로에 탑재됐던 ‘A16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폰15프로에서는 빛이 물체에 반사되는 효과를 계산해 현실에 가까운 영상재현이 가능토록 한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외에도 해상도를 높여주는 업스케일링 효과를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분담해서 처리토록해, 전력 소모를 줄인 것도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아이폰15프로 에서는 D램(LPDDR5) 용량을 전작 대비 2GB 늘린 8GB로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애플은 지금까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도 삼성전자 갤럭시 라인업의 절반 수준인 6GB 상당의 D램을 탑재해, ‘램크루지(램+스크루지)’라는 조롱을 들었지만 어느정도 구두쇠 이미지를 벗게 됐다.

또 애플은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시계나 달력 등의 아이콘을 표시해 주는 ‘상시디스플레이(AOD)’를 아이폰 15프로 라인업에만 적용했다. AOD 사용시 배터리 사용량은 1시간당 1% 미만 수준으로, 시간 체크 등을 위해 휴대폰을 중간중간 켜면서 발생하는 배터리 소비량과 AOD 사용시 배터리 소비량 간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일부에도 AOD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이란바 ‘급나누기’를 위해 애플이 프로 라인업에서 AOD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번 15모델 라인업부터 충전단자를 기존 라이트닝에서 C타입으로 바꿨지만, 파일 전송속도가 높은 USB-C 3.2는 프로모델에만 적용했다. USB-C 3.2는 1초에 1.25GB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10Gbps의 최대속도를 낼 수 있어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다. 이와 달리 아이폰15 일반 라인업은 USB2.0이 적용돼 있다.

후면 카메라는 일반과 프로 라인업 모두 4800만 화소를 지원하지만, 아이폰15 프로에는 메인·초광각 렌즈 외에 망원 렌즈가 추가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아이폰15 프로로 촬영할 경우 인물 사진 등에서 전문가용 카메라로 찍은 듯한 수준의 사진이 가능하다.

동영상 시청용으로 아이폰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이 프로와 일반 라인업 간의 큰 차이점으로 느낄 부분은 ‘프로모션( ProMotion)’ 기능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5 프로는 1초에 120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하면 반면, 아이폰15 일반 라인업은 60Hz를 지원한다. 아이폰15프로로 동영상 시청시 일반 라인업 대비 한결 부드러운 화면을 접할 수 있는 이유다. 포로모션 기능은 각 동영상 파일의 크기에 맞게 주사율을 달리 적용한다는 점에서 배터리 사용효율 또한 아이폰15프로가 일반 라인업 대비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알루미늄을 사용한 아이폰15 일반 라인업과 달리 아이폰15프로 라인업에는 높은 강도 및 낮은 무게를 자랑해 우주항공 제품에 사용되는 티타늄이 적용돼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용자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찾아주는 정밀 이중 주파수 위성항법시스템(GPS)도 아이폰15 프로에만 적용됐다. 아이폰15이 USB-C타입이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1년전 출시된 ‘아이폰14프로’ 대비 스펙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팀쿡, ‘급나누기’ 전략으로 한때 3조$ 기업에 우뚝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8과 아이폰X 모델을 동시에 내놓으며 급나누기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전에는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을 동시 내놓긴 했지만, 사실상 배터리 용량과 디스플레이 크기 외에는 큰 차이가 없는 제품들이었다. 애플은 아이폰8과 아이폰X 출시 당시 페이스ID 사용 가능여부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채택 유무 등으로 급을 나눴다. 당시 동일한 256GB 모델 기준으로 아이폰8의 가격은 120만원이었던 반면 아이폰X 가격은 155만원으로 30만원이상 가격 차이가 났다.

이후 애플은 아이폰 11 시리즈부터 일반 모델과 30만원정도 차이가 나는 ‘프로’ 모델을 별도 선보이는 이른바 ‘급나누기’ 전략을 본격화하며 꾸준히 제품당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여왔다. 이 같은 전략은 애플을 사상 첫 시가총액 3조달러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할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애플 아이폰의 ASP는 990달러 수준으로 300달러 수준인 여타 스마트폰 제조사의 3배 수준이다.

또 애플은 올 2분기 아이폰 판매만으로 110억 50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관련 영업이익이 130억 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애플의 영업이익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하는 셈이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받지만, 각 가계의 가격수용성 등을 고려한 최적화된 가격정책으로 혁신 이상의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산업공학을 전공한 공급망관리(SCM)의 귀재 팀쿡 애플 CEO가 경제학에 나오는 ‘가격차별’ 정책을 적절히 활용해 애플의 이익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며 “특히 가격 민감도가 큰 이용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아이폰 프로 라인업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끔 제품 스펙 및 가격을 설계해, 제품 출시 시 ‘가격이 높다’는 소비자 불만을 없애고 자연스레 고가의 프로 라인업을 선택하게 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