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내년 6월까지 약 8개월간 국내 상장 주식들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된 네 번째 사례다. 지난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증시 충격을 이유로 공매도가 금지됐었으나, 이후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만 공매도가 다시 이뤄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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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은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내 업종별 지수 중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을 이차전지, 로봇주등 산업재 종목으로 꼽았다. 코스피200 산업재 지수에서는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을, 코스닥150 산업재 지수에서는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제시했다.
그다음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제약 및 바이오주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의 공매도 비중은 1.43%,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2.85%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 구성 종목들의 대다수가 바이오텍”이라며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실적에 따른 밸류에이션보단 수급에 민감한 만큼 특히 공매도에 따른 영향이 실제로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매도가 금지됐던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의 공매도 잔고 비율은 0.5%까지 감소했다가 공매도 재개 이후 현재 2.9%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만으로 숏커버링(공매도 투자자가 강제로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을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단순 수급 이슈로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하거나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공매도 금지 발표로 수혜를 입을 기업들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모두 코스닥200, 코스피150 헬스케어 지수 평균 대비 높은 공매도 잔고 비율을 기록하고, 내년 6월까지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매도 금지에 따른 최선호주로는 레고켐바이오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특별한 펀더멘탈 이슈 없이 공매도 잔고 비율이 약 6%까지 오른 레고켐바이오는 빅파마향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및 물질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성과 등에 따른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최근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실망 매물 출회 및 공매도 확대로 주가가 크게 내린 유한양행이나, 합병을 앞두고 내년 미국에 신약 짐펜트라 출시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셀트리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흑자 전환을 앞둔 SK바이오팜, 주요 파이프라인 성과로 가치 재평가가 기대되는 에이비엘바이오도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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