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 예외조항에 '불만'
금융당국이 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그라자지 않고 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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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 말까지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공매도에 대한 불만을 주야장천 토로해왔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새어 나온다. 시장조성자 등 예외조항이 있으면 공매도 금지가 의미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인 5일 임시 금융위 의결에 따라 이달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종목에 한해서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이젠 이들 종목마저 공매도가 금지되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공매도는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2008~2009년)와 유럽 재정 위기(2011년), 코로나 사태(2020~202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전면 금지됐다.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한 350개 종목을 대상으로는 공매도가 일부 재개됐으나, 이번 조치를 통해 해당 종목들까지도 공매도가 묶이게 됐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와 더불어 특별조사단을 통해 약 10개 글로벌 IB(투자은행)에 대한 공매도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불법 공매도 조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단을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주문을 수탁하는 국내 증권사의 법규 준수 등의 문제점이 없는지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면서 "공매도 제도가 모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매도 금지기간에 불법 공매도 조사는 계속될 것이고,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밀착 감시하겠다"며 "시장조성자 등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공매도도 철저히 모니터링해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였던 공매도가 금지됐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당분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전 종목에 신규 공매도 진입이 막힌다 해도, 금융당국이 과거 공매도 전면 금지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한 탓이다.
시장조성자는 시장조성자제도에 의해 지정된 '자'들로, 증권사나 은행 같은 기관투자자들을 일컫는다.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1년에 한 번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서로 종목을 지정한 뒤, 그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와 매수 양방향으로 호가를 제시한다. 주로 거래가 부진한 종목에 대해 호가를 내고 적정호가가 없으면 새로 호가를 제시하는 구조다. 현재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별도 계약을 맺은 국내외 증권사들이 맡고 있으며, 22개사로 이뤄져 있다.
유동성공급자는 일정시간, 일정한 범위 내의 호가가 없으면 의무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자'다. 마찬가지로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로 구성된다. 시장조성자는 증권사와 거래소의 계약 체결에 의해 호가가 제시되지만, 유동성공급자는 증권사와 해당 상장회사 간 계약이라는 차이를 갖는다. 유동성공급자는 해당 상장사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결국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가 예외로 분류된다면, 이번에 발표된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은 공매도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말만 번지르르할 뿐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성자 등에 예외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과 관련해서 금감원 측은 "철저히 모니터링해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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