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주춤한데 인건비는 쑥
10월까지 中 강재수입 43% 늘어
국내 철강사는 줄어든 수요에 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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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소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중국산 후판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신조 선가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주요 생산 원가 중 하나인 강재 가격을 낮춰 이익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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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중국산 후판 수입은 92만 톤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량(64만 톤)보다 43%가량 많다. 전 세계 수입량을 봐도 같은 기간 167만 톤으로 지난해 169만 톤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주요 조선소들이 사실상 생산 ‘풀가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비슷한 규모의 생산에 중국산 후판을 더 늘리고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조선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해외 수입산 저가 후판 사용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제철도 (가격 경쟁력 부족에) 조선량 후판 공급을 50%대에서 45%대로 낮춰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산 후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후판보다 10%가량 저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조선향 후판 가격은 톤당 100만 원 수준이다. 과거 중국산 후판은 저렴한 대신 품질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다소 가격이 올라간 대신 품질도 국내산 후판을 많이 따라왔다는 의견이 많다.
통상 선박 1척을 건조하는 총원가 대비 강재가 비율은 20% 안팎으로 추정된다. LNG 운반선에는 통상 2만 6000톤가량 강재가 들어간다. 톤당 10만 원가량 저렴한 후판을 들여오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건조 1척당 2억 6000만 원가량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 9월 말 기준 LNG운반선 수주 잔량이 54척이니 단순 계산으로 보면 140억 원 가량의 이익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조선소들이 이처럼 저렴한 중국산 후판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것은 인건비와 같은 다른 변동비가 통제하기 힘든 수준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042660)의 경우 올 상반기 노사 임금 협상 타결에만 200억 원을 지출했다. 조선소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조선소를 이탈하는 생산 인력을 잡기 위해서는 임금을 높이고 하청 업체에 주는 기성금도 인상해야 한다. 상반기 기준 한화오션의 종업원 급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올랐다. 신조선 가격도 최근 지지부진하다. 국내 조선소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 가격도 올 1분기 2억 5000만 달러를 돌파한 후 추가 상승보다는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소들이 줄일 수 있는 원가는 최대한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조선소들도 LNG운반선을 대거 수주하면서 경영 기조도 확장보다는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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