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12일만에 또 만나…尹대통령 방문에 朴, 사저 잔디까지 깎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尹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 화기애애한 회동…보수통합 행보

머니투데이

[대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구 사저에서 회동했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만난지 불과 12일 만에 또 다시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수출진흥 정책 등을 언급하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의 행보는 보수 통합 차원으로 풀이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메가 서울'과 공매도 금지 등을 띄우며 정책 드라이브를 진행하는 한편 인요한 혁신위가 홍준표 대구시장 등 비윤계(비윤석열계) 인사를 만나면서 변화에 시동을 거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정통 보수층의 지지 기반부터 다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달 26일 중동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이다.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윤 대통령이 사저를 방문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집안에서 맞았지만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나와서 맞이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윤 대통령을 사저 안으로 안내했고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머니투데이

[대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지난달 26일 두 전·현직 대통령이 추도식에서 만난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환담은 거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차와 과일을 냈는데 윤 대통령이 차 중에서도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홍차와 우유를 미리 준비했다"며 "홍차의 농도도 윤 대통령의 선호를 미리 파악해 맞췄다고 한다. 과일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를 정성스레 준비했다"고 밝혔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고 물으면서 "대구 근무시절 의대 교수가 TV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가곤 한다"고 했다. 대화 도중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대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며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환담 후 정원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기도 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머니투데이

[대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에서 대규모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참석하고 칠성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현장 행보도 진행했다. 먼저 이날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바르게살기운동 전국 회원들을 격려했다. 1989년 설립된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지난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이후 윤 대통령은 대구 민생 현장의 상징 중 하나인 칠성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점포를 둘러보며 상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생생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칠성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시장 내 다양한 점포에서 청도미나리와 생강과자, 자색고구마, 파래과자 제품 등을 직접 구매하면서 상인들을 응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