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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덧유리-방풍재로 난방비 부담 덜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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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취약계층 한파 대책 마련… 고효율 창호 간편시공 사업 속도

영구임대아파트 2500가구 대상… 현관문-창문에 단열재 부착 지원

취업 취약계층에 간편시공 맡겨

동아일보

‘에너지 서울 동행단’ 단원들이 6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베란다 창문에 덧유리를 붙이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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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어머니가 바람 때문에 추워하셨는데, 올해부터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유모 씨(62)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의 간편시공을 통해 외풍이 심했던 현관문과 창문에 덧유리와 방풍재를 부착했다. 치매가 있는 95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유 씨는 “연로하신 어머니 때문에 걱정했는데 시공 이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갔음에도 확실히 바람이 덜 들어온다”고 했다.

● 노후 주택에 덧유리와 방풍재 부착

최근 전국 곳곳에 올해 첫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시가 시행 중인 ‘고효율 창호 간편시공’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시가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은 노후 주택 현관문과 창문에 덧유리와 방풍재를 부착하는 간단한 시공으로 단열 효과를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시는 올해 예산 15억 원을 투입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영구임대아파트 4개 단지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시공을 진행 중이다. 설치 비용은 시가 전액 지원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 씨(92)도 이달 초 서울시의 간편시공을 받았다. 이 씨는 “70세가 다 된 장애인 아들과 둘이 살다 보니 그동안 겨울에 추워도 별다른 조치를 하기 어려웠다”며 “시에서 집까지 찾아와 시공을 해주니 고맙다”고 했다.

시에 따르면 겨울철 건물 에너지 손실의 약 70%가 창문을 통해 발생한다. 또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노후 주택의 경우 신축 건물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2배 이상이나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른바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을 붙이는 집도 많지만 이 경우 철거하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어르신과 장애인 등은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며 “덧유리는 여름철에도 실내 냉방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어 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창호 위에 덧유리를 설치할 경우 공기층 형성을 통한 단열효과로 겨울철 실내온도가 2∼4도 올라간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으로 시공 대상인 2500가구 중 2342가구가 시공을 신청했다. 시공은 9월 20일부터 시작해 현재 1016가구에 이뤄졌다. 시는 연내 모든 신청 가구에 시공을 완료할 계획이다.

● 취업 취약계층이 간편시공 나서

간편시공은 약자가 약자를 돕는 선순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간편시공을 하는 ‘에너지 서울 동행단’은 정기소득이 없는 일용근로자 등 취업 취약계층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올 6월 모집한 ‘에너지 서울 동행단’ 100여 명에게 교육과 실습을 제공한 후 5인 1조로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1일 6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평균 약 159만 원의 임금을 받는다.

서울 강서구에서 동행단 활동을 하는 김연애 씨(57)는 지난해 건강 문제 등으로 15년간 운영하던 공장 문을 닫았다. 1년여 동안 수입 없이 지내다가 딸의 추천으로 동행단 활동을 시작했다. 김 씨는 “거동이 불편한 분이 많다 보니 시공을 하고 두유 등을 챙겨드리기도 하는데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하신 어르신도 계셨다”며 “개인적으로 다시 출퇴근을 할 수 있어 좋을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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