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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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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 구원투수 된 ‘AI’… 레노버·HP·에이서·애플, 신제품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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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세계 PC 1위 회사인 레노버가 지난달 27일 테크월드 2023 행사에서 AI PC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레노버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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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이 침체에 빠진 PC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AI를 지원하는 PC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테크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AI PC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넷 연결 없이도 PC에서 생성형 AI 기능을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용 고성능 칩 경쟁이 치열하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아도 연산이 가능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네트워크를 연결하지 않아도 돼 작업이 편리하다.

전통의 CPU(중앙처리장치) 강자 인텔은 물론, AI GPU(그래픽처리장치) 선두 주자 엔비디아 등 그간 CPU에 집중하지 않았던 업체까지도 고성능 컴퓨터 프로세서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세계 PC 1위 회사인 레노버를 비롯해 HP, 삼성전자, 에이수스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내년 안에 AI PC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 “AI PC, 시장 지형 바꿀 것”… 하드웨어 경쟁 치열

12일 업계에 따르면 AI PC 구동을 위한 컴퓨터 프로세서 개발 경쟁이 뜨겁다. 인텔은 노트북에서 네트워크 연결 없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코드명 메테오 레이크)를 다음 달 14일 출시한다. 인텔 칩 중 최초로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NPU(신경망처리장치)가 내장됐다. 인텔은 2025년까지 전 세계 1억대 이상의 PC에서 AI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AI PC의 등장은 PC 산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지난달 31일 자체 개발한 차세대 PC 반도체 ‘M3′를 탑재한 제품을 공개했다. 애플은 “M3 칩의 경우 (AI에 쓰이는) 뉴럴 엔진이 M1보다 60% 개선됐으며 데이터를 장치에 유지해 AI 가동 속도가 더 빠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능이) 인텔보다 최대 11배 빠르다”고 강조했다. 외신은 “챗GPT 붐에도 ‘AI’ 단어를 언급하지 않던 애플이 AI에 자신감을 보이며 그에 최적화된 칩을 공개했다”고 평가했다.

AMD는 AI 추론에 적용할 수 있는 라이젠 AI 프로세서를 일찌감치 시장에 내놨다. 이들뿐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인 퀄컴도 지난달 말 인텔과 애플에 맞서는 고성능 PC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공개했다. AI 특화 기능이 담긴 이 칩을 두고 업계에선 “퀄컴이 애플 M3 칩에 비견할 만한 반도체를 만들었다”는 평이 나왔다. 퀄컴은 이 PC 프로세서를 내년 중반 출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도 Arm의 칩 설계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CPU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 PC 업체들은 내달 인텔의 메테오 레이크 출시를 기점으로 온디바이스 AI PC를 잇달아 시장에 쏟아낼 전망이다. 에이수스와 에이서는 최근 인텔 행사에서 메테오 레이크를 탑재한 AI 노트북 시제품을 공개했다. 텍스트로 이미지를 설명하면 AI 일러스트가 생성되는 기능과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빠르게 확대하는 기능 등을 시연했다. 레노버도 지난달 말 AI PC 시제품을 공개하고, 내년 9월쯤 정식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HP 등도 내년 중으로 AI PC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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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가 지난달 27일 테크월드 2023 행사에서 공개한 AI PC 구현 화면./레노버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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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AI 기술 개발도 진행형

PC에 탑재될 AI 소프트웨어 경쟁도 치열하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2019년부터 130억달러(약 17조원) 이상을 투자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생성형 AI를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MS는 지난달 말 PC 운영체제(OS) 윈도11 업그레이드 버전에 챗GPT 기능을 하는 AI 챗봇 ‘코파일럿’을 탑재했다. 코파일럿은 오픈AI의 LLM을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거나 이메일을 쓰고, 윈도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향후 인텔 기반 PC에서 코파일럿 AI 비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함께 소개했다. 삼성은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기기에선 개인정보 전송 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을 시작으로 노트북에도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 내년 시작되는 PC 교체 주기… “AI PC가 수요 이끌 것”

코로나19 특수 이후 긴 침체기에 빠진 PC 업계는 내년에 희망을 걸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PC 교체 주기에 AI PC가 불을 지펴 더 많은 수요를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소비자들이 코로나19 기간 구매한 PC의 교체 주기가 내년부터이고, 윈도11 업그레이드에 따른 업무용 PC 교체 주기도 이와 맞물린다”며 “이에 PC 제조사들은 내년에 경쟁적으로 첫 AI PC를 내놓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부터 AI PC 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며 내년 세계 노트북PC 출하량이 올해(1억6700만대)보다 3.2% 증가한 1억7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내년에 출하되는 PC 5대 중 1대는 AI PC가 될 전망이다. AI PC는 빠르게 늘어나 2027년에는 전체 PC 출하량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는 “AI PC의 초기 수요는 가격 장벽으로 콘텐츠 제작자와 하이엔드(고급) 비즈니스 사용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다양한 AI 도구가 개발되면 일반 소비자용 AI PC 채택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부터 자연스럽게 AI PC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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