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당일인 2020년 4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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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커지는 건 역대 총선에서 당 대표의 거취가 각 당 총선 승부수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총선을 이끌어 승기를 쥔 사례도 있지만, 시기가 늦거나 애매한 결정으로 논란을 자초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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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불출마
21대 총선을 범(汎)민주당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어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공천 과정에서 움직일 공간이 넓어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18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더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선언했다.
이후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이 전 대표는 총선 수개월 전부터 나서 중진들에게 불출마를 압박했다. 대신 해당 지역구에 공천할 외부 인사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당시 당내에선 “스스로 불출마 선언한 이 전 대표가 압박하니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전 대표는 ‘비례 위성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들에게 파견을 요청하는 등 집요하게 선거를 관리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불출마 진두지휘형’이었다면, 20대 총선 직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출마 2선 후퇴’ 전략을 사용했다. 2015년 2월부터 당 대표를 지낸 문 전 대통령은 이듬해 1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경제 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선대위 사령탑으로 영입해 전권을 위임했다. 자신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총선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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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비례대표 끝 번호
1996년 열린 15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왼쪽에서 두번째)가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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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로 나서는 건 당대표의 오래된 선택지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당선되는 비례대표 숫자가 달라지는 만큼, 아슬아슬한 순번에 배수진을 치고 전국을 돌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15대 총선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로 비례 14번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 사례다. 당시 14번이 당선되려면 국민회의 정당득표율은 26.1%(550만표) 이상을 기록해야 했는데, 국민회의는 총선에서 득표율 25.3%에 그쳤다.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낙마한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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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례 1번’이 될 거란 예상을 깨고 ‘비례 11번’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였던 한명숙 전 총리는 ‘비례 15번’에 이름을 올렸고, 당내 주류 그룹 수장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험지’인 부산 사상에 출마했다. 결과는 152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반면 20대 총선 직전 민주당 선대위를 이끌게 된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례 2번에 이름을 올려 ‘셀프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 강기정 광주시장 등이 줄줄이 컷오프하며 총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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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험지출마
18대 총선을 앞두고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가 27일 지역구인 종로 구민회관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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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가 직접 험지에 출마해 절박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통합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손학규 전 대표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이명박 1% 특권층 정부의 독선과 횡포를 막아내는 수도권 대오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정치1번지’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죽어가는 야당을 살려달라”며 호소했으나 한나라당 박진 후보(현 외교부 장관)에게 패했고, 민주당도 선거에서 참패했다.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마지막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다 뒤늦게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황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맞붙었고, 종로 패배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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