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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비즈 칼럼] AI 시대의 명암, 공존을 위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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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2021년 독일 본의 베토벤 생가에서는 미완성으로 남아있던 10번 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개발한 인공지능(AI)이 2세기 만에 곡을 완성한 것이다.

음악이나 영화 등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차원의 창의성을 끌어내는 인간과 AI 간 협업이 활발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몇 년 새 누구나 손쉽게 AI 커버곡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개중에는 화제를 모은 노래도 있지만, 일각에선 목소리의 주인과 원곡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잇따랐다.

생성 AI의 등장은 인간이 한층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생성 AI가 반복적 일을 대신하며, 사람은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의 개념도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국제노동기구(ILO)는 대부분 직업에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작업은 1~4%로 인간을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생성 AI로 인한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생성 AI의 데이터 학습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생성 AI가 만들어 내는 가짜뉴스, 잘못된 정보로 답변하는 환각, 편견을 재생산하는 위험도 해당한다.

혁신의 기술에는 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해 왔다. 인류에게 놀라운 창의성과 생산성을 부여하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게 빛이라면 불법적인 악용과 이로 인한 피해는 그림자다. 그러나 기술은 인간의 도덕적 사고까지 구현해 낼 수 없다. 생성 AI로 인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신기술이 건강하고 안전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곧 사람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책임 있는 AI를 위한 ‘AI 고객 약속’의 일환으로 ‘코파일럿 저작권 약속(Copilot Copyright Commitment)’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자사의 생성형 AI 기술인 코파일럿 서비스의 생성 콘텐트에 대한 저작권 책임을 짐으로써, AI가 지식 확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창작자의 권리와 요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나서겠다는 의지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영화 속 대사는 현 AI 생태계 흐름을 관통한다. 기술에 대한 책임은 인간의 몫이다. AI 책임 노력은 모두의 몫이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발사, 사용자, 고객, 학계, 정부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생성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돕는 부조종사이며, 조종사인 사람의 책임 있는 AI 운행이 요구된다. 이로써 기술로 인한 어둠을 걷어내고, 사회 구성원에 두루 이로운 발전을 이뤄내게 될 것이다.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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