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금지 첫주 공매도 버티기
포홀 9.8%↑, 에코프로 0.56%↓
“추가하락 베팅해 숏포지션 유지”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 사흘간 ‘에코프로 형제주(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주요 2차전지 소재주에 대한 공매도 물량은 거의 해소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기대됐던 외국인 투자자발(發) 단기간 내 ‘숏 커버링(공매도 잔고 청산)’ 물량 급등은 사실상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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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고 포홀 9.8%↑...에코프로 0.56%·에코프로비엔 1.19% ↓ 그쳐=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 시장 공매도 잔고금액(잔고액) 1위 포스코퓨처엠의 공매도 잔고수량(잔고량)은 297만주로 공매도 금지 조치 전 거래일인 3일(304만주)에 비해 2.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같은 기간 잔고량이 153만주에서 168만주로 9.8%나 급증하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 이틀째인 7일엔 잔량이 175만주로 공매도 금지 전과 비교했을 때 14.4%나 공매도 잔고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공매도 잔고액 1위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량은 179만주로 금지 조치 사흘간 0.56% 감소했고, 잔고액 2위 에코프로비엠의 잔고량(499만주)도 1.19% 줄어드는 데 그쳤다. 잔고액 3위 엘앤에프의 경우엔 잔고량이 1.18%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신규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잔고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은 개별 종목 또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호가를 공급하는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의 위험회피(헤지) 목적 공매도 물량뿐”이라며 “최근 잇따라 출시된 인버스 ETF, 그중에서도 2차전지 관련 인버스 ETF 등에 대한 헤지 목적 공매도로 숏 커버링 물량이 상쇄되며 잔고량 감소 폭이 작거나, 오히려 해당 물량을 넘어선 결과 잔고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2차전지 ‘고평가’ 여전...추가 하락 베팅해 손해 감수하고 숏 포지션 유지”=전문가 가운데선 공매도 금지 조치가 급작스러웠던 것에 비해 증시 전반적으론 첫 사흘간 발생한 해소 물량이 무시할 수준은 아니란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공매도 금지 첫 사흘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의 공매도 잔고량 감소율은 각각 6.91%(2억6136만→2억433만주), 8.98%(1억8127만→1억6500만주)에 이르렀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2차전지 소재주 등에서 시선을 더 넓혀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들을 살펴봤을 때 중국 관련 유통주, 헬스케어주, 로봇주 등에서 큰 폭의 ‘숏 커버링’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쇼핑의 지난 8일 공매도 잔고량이 신규 공매도 가능성이 완전히 막힌 지난 3일간 57.24%나 줄어든 가운데, HL만도(-54.63%), 두산(-46.85%), 포스코인터내셔널(-42.74%), 엔씨소프트(-41.52%), HPSP(-22.32%), 레인보우로보틱스(-19.67%) 등의 공매도 해소 속도도 두드러졌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한 해 ‘공매도 폭격’ 강도가 셌던 잔고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 후 기대했던 ‘숏 커버링’이 미미했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호텔신라(공매도 잔고량 감소율 1%), 카카오뱅크(-0.93%), 두산에너빌리티(-2.08%) 등이 대표적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주요 2차전지 소재주가 여전히 ‘고평가’ 상태란 평가 하에 ‘숏 커버링’ 대신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라며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에 대한 이자 등 평소 민감하게 여기던 거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2차전지 소재주의 하락 가능성을 감안하면 롱숏 전략(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는 기법) 또는 선물 등으로 상쇄하면서 숏(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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