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맞추느라 금리 왜곡 심화
금융당국 “중저신용자 혜택 커지지만 계획적으로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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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를 2개월 만에 다시 내리면서 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보다 높은 ‘금리 역전’ 폭이 2.8%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시중은행 상품보다도 낮다.
인터넷은행은 연말까지 달성해야 하는 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잇따라 중저신용자 상품 금리를 낮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를 고려하면 나쁜 건 없다면서도 뒤늦은 공급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15일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를 0.14%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4.25%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은행에서 신용점수 상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최저 금리 연 7.05%)보다 2.8%포인트 낮은 수준이고 시중은행보다도 조건이 좋다. 국민은행의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 상품 최저금리는 신용대출 플러스와 같은 지표(금융채 6개월물)를 기준으로 연 5.51%로 신용대출 플러스보다 1.26%포인트 높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환대출 상품 2종(신용대출로 갈아타기, 마이너스통장대출로 갈아타기) 금리도 이날부터 각각 3.3%포인트, 1.87%포인트 인하해 연 4.26%와 연 5.99%를 적용한다.
지난 9월1일에 신용대출플러스와 사장님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연 1%포인트와 0.78%포인트 인하한 지 2개월 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5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중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50%포인트와 0.75%포인트 인하하면서 최저금리를 연 4.05%까지 낮췄다.
이는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은행별 올 연말까지 목표치는 잔액 기준으로 토스뱅크는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 순이다. 실적은 각각 토스뱅크 35.6%(8월 말), 케이뱅크 27.4%(10월 말), 카카오뱅크 28.7%(9월 말)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품 금리는 손실 가능성도 고려해 결정하는 만큼 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서 금리도 높은 게 정상”이라면서 “인터넷은행이 뒤늦게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조건을 완화하면서 금리 왜곡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고신용자로서는 불합리하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가 중저신용자에게 자금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올해 한때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던 인터넷은행이 뒤늦게 금리를 낮추고 목표치를 채우려고 하는 게 적절치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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