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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정치·경제 무지하고 이기적?” 논란의 민주당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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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과하라”… 당내서도 “충격적” 맹비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국회의원선거)을 앞두고 2030 세대를 겨냥해 만든 현수막이 외려 청년층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 네 종류 문구가 담긴 이 현수막을 두고 여당은 물론, 당 내부에서까지 강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이라는 콘셉트 아래 총선 대비용으로 전날부터 새 티저 현수막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각 지역위원회에 현수막 게시를 지시하는 공문에서 “이번 캠페인은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 세대 위주로 진행했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하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부터 게시하고 있는 총선용 ‘티저 현수막’. 공개되자마자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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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의도와 달리 현수막에 담긴 문구가 청년층을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이기적인 세대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냔 지적이 빗발쳤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2030세대를 위한 깊은 고민 없이 청년을 무지성한 세대로 비하했다”며 민주당에 사과를 촉구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2030 세대는 현수막을 보며 ‘무지하고 이기적인 존재’가 된 것 같은 불쾌감만 느낄 것”이라며 “진정 젊은 세대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국회 다수당 답게 좋은 정책을 선보이는 게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젊은 세대를 비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인식의 전환이 없다면 민주당을 향한 청년의 분노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신 상근부대변인은 “당을 혁신하겠다며 만들었던 혁신위원회는 어르신을 비하하고, 야심 차게 내놓은 총선 전략은 젊은 세대를 ‘돈만 아는 이기적 존재’로 경시한다”며 “다른 세대의 지지를 얻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전 국민 비하’의 꼬리표가 남았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일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논평에서 “충격적인 당 현수막에 유감”이라며 “당의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은 청년 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맥락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어설픈 홍보 기획을 해명하려다 더 큰 비난을 자초한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대체 어떤 의사결정 경로로 저런 저급한 내용과 디자인이 홍보물로 결정됐는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당 총선기획단은 즉각 대국민·대당원 사과를 하고 해당 홍보 프로젝트 의사결정 책임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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